국민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각 보험사에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관련업 종사자가 공모·주도할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보험업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남양주을)은 23일 선량한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고, 보험사기를 근절하는 개선방안을 담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근 페이스북 등 SNS·인터넷 카페 등에서 보험사기 공모자를 모집해 보험사기를 실행하거나 보험업계 종사자, 의료인, 자동차관리사업자 등이 업무상 지위 또는 전문지식을 이용해 보험사기를 주도하고 공모·방조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보험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보험사기가 민간 보험회사 보험금뿐만 아니라 재정이 투입되는 공공보험(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보험회사 손해율을 높여 전체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상승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실제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를 추정한 서울대와 보험연구원이 올해 발표한 '민·공영 보험사기 연관규모 산출 및 제도개선' 공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8년도 기준 민영보험 사기금액은 연간 6조15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민영보험 사기와 연계된 국민건강보험공단 피해는 연간 1조2062억원에 달했고, 소비자 추가 부담액은 가구당 연간 30만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번에 발의한 개정안은 법적·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해 보험사기 조사 실효성을 제고하고 선량한 보험계약자 권익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험사기의 효율적인 조사를 위해 국민건강보험 등의 공영보험과 민영 보험회사의 정보 공유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에 보험사기 관계 기관에 대한 자료 요청권을 규정했다.
또 보험회사의 보험사기 조사 권한 및 책임을 강화하도록 보험회사에 보험사기 관련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보험사기 행위 조사절차 및 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보험사기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보험회사가 그 보험사기 행위와 관련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받은 보험금 반환을 청구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특히 현행법을 위반해 보험금 지급을 부당하게 지체하거나, 자동차 보험사기로 인해 부당하게 보험료가 할증된 고객에게 신속하게 환급고지를 하지 않는 보험회사에 대해서는 제재를 할 수 있도록 보험계약자 권익 보호도 강화했다.
이외에도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보험사기 모집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보험업계 종사자나 의료인, 자동차관리사업자 등이 업무상 지위 또는 전문지식을 이용해 보험사기를 주도하고 공모·방조하지 못하도록 이들의 보험사기 행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도록 명문화했다.
김한정 의원은 “보험사기는 선량한 대다수 보험계약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누수로 국가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금융 범죄”라면서 “이번 개정안을 통해 보험사기 조사 실효성이 제고돼 보험사기 유인이 감소되고 소비자 권익이 증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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