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영상진흥원은 만화계를 이어주는 소통 매개체입니다. 코로나 시대 인간성 상실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가 되겠습니다.”
장애인 최초로 지난해 8월 한국만화영상상진흥원 수장에 오른 이혜경 이사장은 “만화가, 출판사, 웹툰 플랫폼 등 만화산업 관련자, 독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겠다”며 “만화계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융합을 지원해 만화산업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이끌겠다”고 전했다.
이해경 제7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은 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로 장애가 있다. 첫 여성이자 장애인 이사장인 셈이다. 1974년 잡지 '새소년'에 만화 '현아의 외출'로 데뷔해 50여년간 만화왕국·소년 동아일보·어린이동산·계간만화 등에서 작품을 연재했다. 2015년에 계간만화 잡지에 연재한 웹툰 '겨드랑이가 가렵다'가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한국 만화계 거장이다.
“진흥원은 장애인 등 문화소외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K-코믹스 아카데미나 시범형 웹툰 창작 체험관을 통해 공모전 데뷔를 꿈꾸는 예비작가에게 창작 노하우를 전달하고 동영상 강좌와 만화교재도 개발합니다. 웹툰 지원정책이 수도권에 편중되지 않도록 지역별 웹툰 창작 전문교육을 통해 지역민에게 웹툰 창작 직업체험과 문화 향유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인간성 상실이라는 이슈를 수반하고 있다”며 “만화가는 작품으로 사회에 기여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국가에서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하고, 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작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유튜브 등 동영상 비대면 교육을 통해 만화와 웹툰 강의도 새롭게 바꿔 나갈 계획입니다. 만화와 웹툰 교육 쪽에는 이미 비대면 교육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진흥원도 K-코믹스 아카데미를 통해 온라인 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평소 웹툰 제작에 관심이 있던 예비작가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 이사장은 진흥원과 만화계 사이 소통 매개체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작가가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의 소리를 많이 들으면서 만화산업에 공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화 콘텐츠로서 한국 웹툰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 비전을 대내외적으로 많이 알리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국내 웹툰이 K-팝에 이어 K-웹툰으로 또 하나의 한류를 이끌고 있습니다. 웹툰이 큰 사랑을 받는 만큼 웹툰 생태계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작가의 권리, 저작권 문제 등 공정 생태계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만화가가 행하는 예술은 규정, 규칙에서 탈피해 뒤집는 행위입니다. 진흥원이 나아갈 방향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만화가 다른 신기술 분야와 융합해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며 “이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신사업도 지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