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벤처펀드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성장 단계에 접어든 유망 기업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아기유니콘·예비유니콘 등 K유니콘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이 총 6709억원에 이르는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아기유니콘200 참여 기업 40개사 가운데 14개 기업이 1021억원, 지난해 도입된 예비유니콘기업 42개 가운데 21개 기업이 5688억원의 후속투자를 각각 유치했다. 프로그램 참여 이전의 전체 투자규모인 1조1773억원의 50%가 넘는 규모다.
아기유니콘은 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예비유니콘은 1조원 미만 유망 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들 기업은 후속투자 유치 외에도 50% 이상의 매출 증가, 1898개 일자리 창출 등 성과를 거뒀다. 하나기술, 엔젠바이오 등은 이미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특히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된 기업 가운데서는 100억원이 넘는 통 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도 여럿이다. 지난해 예비유니콘에 선정된 컬리는 이미 지난 5월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밖에 뤼이드(500억원), 샌드박스네트워크(500억원), 마이리얼트립(432억원), 밸런스히어로(300억원), 에이블리코퍼레이션(270억원), 스타일쉐어(250억원), 프레시지(225억원), 리디(200억원), 왓챠(190억원), 제이투에이치바이오텍(142억원), 제주맥주(140억원), 와디즈(100억) 등이 100억원 이상을 투자 받았다.
중기부는 K유니콘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이 후속투자 유치와 일자리 확대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새해부터는 지원 사업을 보다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벤처펀드 역시 집중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총 9000억원 규모의 점프업펀드가 예비유니콘을 중심으로 새해부터 투자를 개시한다. DNA·BIG3 등 신산업 펀드, 기업인수합병(M&A) 펀드, 스케일업 분야 9개 펀드도 새해 유망 기업을 중심으로 투입된다.
벤처펀드가 외부 차입을 통해 투자 규모를 크게 확대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중기부는 벤처투자법을 개정해 벤처펀드가 투자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부 차입한도 등은 향후 논의를 거쳐 확정한다.
비대면 창업·벤처기업이 K유니콘 프로젝트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가점·우선선정 등 별도 우대사항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올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제2벤처붐이 자리잡으면서 창업·벤처·유니콘기업 등 혁신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새해에도 K유니콘 프로젝트를 더욱 힘차게 추진해 혁신 창업·벤처·유니콘기업이 우리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