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가 매물로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딜리버리히어로(DH)-우아한형제들 기업결합 조건으로 DH가 보유한 DHK 지분 전부를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조치했다. 기한은 시정명령이 내려진 시점부터 6개월,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최대 1년이다.
배달업계 관심은 요기요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여부다. DHK가 시장에 나올 경우 기업가치는 최대 약 2조원으로 평가된다. 국내 시장에서 최근 배달대행 업체에 400억원을 투자한 네이버, '카카오 주문하기' 가입회원 수 820만명을 확보한 카카오, 주거래은행 앱을 통해 배달음식 주문 플랫폼 구축이 가능해진 은행권 등이 인수자 물망에 오른다. 다만 네이버는 배달 앱 시장 '직접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지속 부인해 왔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DHK 매각 기한이 한정돼 있는 만큼 DH는 매각 협상에서 조건이 불리하다. DHK를 제값에 팔기 위해서는 각 사업부를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도 가능성이 높다. DHK는 배달 주문중개(MP) 플랫폼 △요기요 △배달통 △자체 배달(OD) 서비스 '요기요 플러스'와 '요기요 익스프레스' 배달을 맡은 푸드플라이 △공유주방 '셰플리' △마트 즉석배달 '요마트' 사업을 운영한다. 이밖에 배달대행사 바로고의 지분을 약 27% 보유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지속 하락한 배달통의 경우 인수 부담이 크지 않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배달통의 점유율은 거래금액 기준 1.3%, 매출액 기준 2.5%에 불과하다. 배달통이 특정 지역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 배달 앱 사업자와 신규 진출 기업 모두 인수를 노릴 수 있다. 푸드플라이는 같은 OD 형태 서비스인 쿠팡이츠와 시너지가 높다. 1배차-1배달을 통해 고속 배달을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시스템이 같고, 전속 배달기사는 전략지역에 배치해 하이브리드 형태를 구축할 수 있다. 업계는 쿠팡-DH 간 지분 스왑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DHK가 보유한 바로고 지분은 대형 정보기술(IT) 회사 혹은 전통 유통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는 앞서 배달대행사 메쉬코리아, 생각대로에 투자했으며 바로고와도 투자 논의를 진행해 왔다.
한편 스타트업 업계는 이날 내려진 공정위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우아한형제들과 DH의 결합은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M&A인 동시에, 글로벌 진출의 중요한 이정표였다”며 “이번 공정위 결정은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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