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상풍력 성장판 열린다

글로벌 기업 진출 메기효과
오스테드·오더블유, 대규모 자본 투입
시장 규모·기자재 납품 확대 긍정 전망
기술 경쟁 유발해 경쟁력 강화 효과도

[사진= 한국해상풍력 제공]
[사진= 한국해상풍력 제공]

세계적 해상풍력 업체들이 잇달아 한국 진출을 선언해 이들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해상풍력 보급 확대와 국산 기자재 납품을 늘릴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산 해상풍력 제품들의 경쟁력도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리나라 해상풍력 시장 진출 의사를 밝힌 외국 기업은 총 두 곳이다. 해상풍력 세계 1위 디벨로퍼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스페인 오더블유(OW)다.

오스테드와 오더블유 두 곳이 국내에 조성할 풍력단지는 인천과 울산 앞바다에 걸쳐 각각 1.6GW, 1.5GW로, 총 3.1GW에 이른다. 정부가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12GW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을 감안하면 차지 비중만 26%에 달한다.

오스테드는 이미 인천 옹진군으로부터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받았다. 현재 풍황계측기를 설치하고, 사업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더블유도 울산 앞바다 약 72㎞ 베타적 경제수역(EEZ)에 풍황계측기를 설치,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풍력발전단지 개발은 일반적으로 사업자 공모, 발전사업 및 개발행위 허가 등 과정을 거친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두 기업은 사업을 정상 추진한다.

이들 기업은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발전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운송 제약 등을 이유로 국산 해상풍력 기자재를 조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련 시장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 실제 오스테드는 현대스틸, 삼강엠앤티, LS전선, 포스코, 씨에스윈드, 효성 등과 기자재 납품 협력 업무협약을 교환한 바 있다.

오더블유는 오스테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국산 기자재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 나서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특성상 국산 기자재 사용을 장려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 기업은 국내 해상풍력 시장 토대 마련에 일조할 전망이다. 천문학적 비용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테드의 경우 인천 해상풍력 조성에 총 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오더블유 역시 전체 투자 규모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상풍력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덩치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자본력이 요구된다”면서 “또한 이들 기업은 세계적인 해상풍력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내 초기 해상풍력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국산 해상풍력 기술 경쟁력 향상에도 긍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납품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간 기술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 기자재인 풍력터빈(발전기) 기술 강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해상풍력 산업은 풍력발전기 대형화 추세다. 예를 들어 6㎿ 규모 단지를 조성한다면 3㎿ 2기를 잇기보다 6㎿ 1기를 설치하는 식이다. 현재 두산중공업이 8㎿ 터빈을 개발하고 있지만, 10~12㎿를 실증 중인 해외 선진 기업과 비교할 때 격차가 크다. 풍력터빈 대규모 수주를 위해 기술 개발을 앞당길 공산이 크다.

다만 일부에선 주민 수용성 문제와 외국 기업에 대한 전력시장 개방 우려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외국 해상풍력 기업들이 국내 진출했을 때 유발하는 경제 효과가 압도적으로 크다”면서 “해상풍력 보급 확대라는 긍정 기여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