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디지털 전환' 세계 산업계 관통"

KOTRA 10개 지역 본부장 설문
비대면 경제로 산업 구조 급변
신기술 접목해 미래 시장 경쟁
"韓 수출기업 차별화 전략 필요"

'디지털 전환'(DX)이 2021년 전 세계 산업계를 관통하는 메가트렌드로 급부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과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자국우선주의 확산 등에 따라 글로벌가치사슬(GVC)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DX로 활로를 찾고 있다. 제조업 등 전통산업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고부가가치와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시도다. 특히 산업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까지 속속 DX 추진에 나서면서 치열한 미래 시장 선점 경쟁을 예고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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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은 신축년 새해를 맞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권역별 무역관을 총괄하는 10개 지역 본부장 설문조사를 통해 새해 글로벌 시장을 다각도로 진단하고 조망했다. 북미, 중국, 유럽 등 각 지역 본부장들은 'DX'를 새해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경제가 확산하면서 지역별·국가별 산업 구조가 DX를 통해 급변하고 있음을 진단한 것이다.

이지형 KOTRA 북미지역본부장은 4일 “미국 현지에서는 코로나19가 소비시장의 DX를 5년 이상 앞당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대면 비즈니스를 중시하는 미국 업계 성향을 감안하면 뚜렷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비대면 비즈니스가 확대되면서 디지털 관련 업종이 최대 유망 산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폐 등을 기반으로 제2의 개혁개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박한진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경기 하강세, 미국과의 충돌, 코로나19 팬데믹 등이 동시 작용하면서 중국의 성장 모델이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세계에서 보수성이 가장 짙은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도 DX로 산업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미국의 경영 자문사 매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17개국 소비자 2만명의 평균 디지털 수용률은 81%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94%로 급상승했다. 통상 2~3년이 걸리는 소비 패턴의 디지털화가 최근 6개월 동안 이뤄졌다.

이길범 KOTRA 유럽지역본부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산업 전반에 걸친 DX가 가속화됐다”면서 “유럽 각국의 정부는 DX를 위한 차세대 산업 육성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동남아대양주, 서남아,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중동, 아프리카, 일본을 담당하는 지역본부장들도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DX가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소비시장 및 정부정책 변화가 DX를 확산시키는 불씨가 됐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DX를 통한 산업 혁신에 총력을 쏟는다. 정부는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미래 산업을 선점, '글로벌 4대 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는 민·관이 함께 산업 DX를 본격 추진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 지역본부장들은 우리 수출기업들이 각국의 DX 정책은 물론 시장 흐름과 신기술 수요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비대면 경제가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면서 과거와 차별화된 진입 전략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섭 KOTRA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은 “각국 정부는 자국 산업 육성과 외국인투자 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수출 확대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권역·국가별 트렌드 변화는 물론 정부 정책, 글로벌 기업 동향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