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카드회사에 흩어져 있는 카드 포인트를 한번에 조회하고 계좌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다. 매년 1000억원 이상 소멸되던 '눈먼 돈' 카드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어 소비자 이용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애플리케이션(앱) 편의성이나 이용에 일부 제한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5일 금융위원회는 이날부터 각 카드사 포인트를 한 번에 조회하고 현금으로 전환해 계좌로 입금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카드 사용 보편화로 적립되는 카드사 포인트가 매년 3조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사용되지 못해 소멸되는 포인트만 매년 1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실제 작년 소멸된 카드사 포인트만 1171억원이다.
소비자가 여러 카드에 분산된 포인트를 현금화하기 위해선 개별 카드사 앱을 모두 설치하고 일일이 계좌이체·출금해야 하는 불편에 따른 것이다.
이날부터 서비스되는 카드사 포인트 통합조회·이체 서비스는 여신금융협회 '통합조회·계좌이체 모바일 앱'과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모바일 앱'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이용방법은 앱 설치 후 본인인증절차만 거치면 현금화가 가능한 미사용 포인트를 조회하고 지정한 특정계좌로 이체하면 된다.
신한·삼성·현대·롯데·우리·KB국민·하나·비씨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와 농협·씨티·우체국 등 3개 겸영카드사를 이용 중인 회원은 카드사별 포인트를 1포인트당 1원으로 계산해 출금·이체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거래 편의성이 증가할 뿐 아니라 잊고 있던 자투리 포인트를 전부 현금화해 소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편의성 측면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다. 계좌입금 시점의 경우 신청 즉시 처리가 원칙이지만, 20시 이후나 삼성·씨티·우체국 등 일부 카드사는 다음날 처리가 된다는 제약이 있다. 또 현대카드는 M포인트로는 현금화가 불가하다. 현대카드는 홈페이지에서 M포인트를 H코인으로 전환해야만 서비스 내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앱 접근성도 제한적이다. 별도 앱을 추가 설치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다. 올해 초 카드사까지 오픈뱅킹이 확대됐지만 포인트는 공유되지 않아 각 카드사 앱에서는 이후에도 서비스가 불가하다. 이용자가 많은 토스 등 일부 핀테크 업체 앱에서 스크래핑으로 카드사 누적 포인트 조회는 가능하지만 이를 현금화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비자가 적립한 카드 포인트 활용 편의성을 위한 조치로 이용자가 많은 핀테크 업체가 이런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각 카드사와 제휴 등이 필요해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비스나 시스템 등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어카운트인포 모바일 앱'과 '페이인포 홈페이지'에서 통신요금 등 카드 자동이체 납부 수단을 다른 카드로 변경하거나 해지하는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통신요금만 변경·해지할 수 있다. 연내 전기요금·스쿨뱅킹·4대보험·관리비 등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금융위, 미사용 포인트 현금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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