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오는 8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과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 제정안 등을 합의 처리키로 했다. 경제계는 연일 국회를 찾아 중대재해법 제정 작업 중단을 호소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만나 8일 본회의 개최와 주요 법안 처리 등에 합의했다.
여야는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과 방역 관련된 긴급현안질문을 실시한다.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중대재해법, 생활물류법 등 주요 민생법안 가운데 여야가 합의한 법안을 처리한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오후 2시에는 국민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코로나19 백신 수급과 방역 관련해 국무위원을 출석시켜 긴급현안질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생활물류법 등 법사위에 여야 합의로 올라온 주요 민생법안이 20여개 있는데 여야가 합의한 법안에 한정해서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이라며 “중대재해법도 8일로 정해 놓고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최대한 처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안을 두고 여야와 정부 입장이 엇갈리는데다 기업 반발도 끊이지 않고 있어 본회의 전에 합의안이 도출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5일 민주당, 국민의힘과 법사위에 “경영계 의견을 반영해 중대재해법에 담긴 독소조항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중대재해법은 헌법과 형법상의 책임주의, 과잉금지 원칙을 크게 위배하고, 기업경영과 산업현장 관리에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계도 전날 여야 원대대표를 방문한데 이어 이날은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만나 제정 논의를 멈출 것을 요청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소상공인연합회는 윤 위원장에게 법 제정과 관련한 중소기업계의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원하청 구조와 열악한 자금 사정 등으로 중소기업은 모든 사고의 접점에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99%의 중소기업이 오너가 대표인 상황에서 사업주에게 최소 2년 이상의 징역을 부과하는 것은 중소기업에게 사업하지 말라는 말이라는 한탄까지 나온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어 “제정이 불가피하다면 법사위에서 중소기업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 최소한 반복적인 사망사고만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다루고 기업이 명확하게 규정된 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처벌을 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지난해 11월 30개 경제단체 공동 입장문을 국회에 전달하는 행보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중대재해법 제정을 막기 위한 행동을 이어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