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에너지분야 중장기 법정계획은 총 11개로 구성됐다. 최상위 에너지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수요 분야 2개, 공급분야 8개의 기본계획이 있다. 정부는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위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한다.
수요측면에서는 △에너지이용합리화 기본계획 △에너지자원 기술개발 기본계획이 있다. 공급측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전력수급 기본계획 △천연가스 수급계획 △석탄산업 계획 △석유비축 계획 △자원개발 기본계획 △가스안전관리 기본계획 △집단에너지 공급계획 등이 있다.
에너지 기본계획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근거해 20년을 계획기간으로 5년마다 수립된다. 에너지 관련 다른 계획들에 대해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기본계획이다.
에너지 기본계획은 △국내외 에너지 수요와 공급의 추이·전망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 도입·공급 관리를 위한 대책 △에너지 수요 목표, 에너지원 구성,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에 관한 사항 △신재생에너지 등 환경친화적 에너지의 공급 및 사용을 위한 대책 △에너지 안전관리를 위한 대책 △에너지 관련 기술개발 및 보급,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부존 에너지자원 개발 및 이용, 에너지 복지 등에 관한 사항까지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에너지이용합리화 기본계획, 전력수급기본계획,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등 에너지 관련 다른 계획들은 에너지 기본계획의 철학과 목표에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요구된다. 가장 최근 에너지 기본계획은 지난 2019년 수립된 3차이며, 에너지 기본계획이 탄소중립 중심으로 개편된다면 하위 기본계획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는 그 중 탄소중립에 밀접하게 관계된 에너지이용합리화 기본계획, 전력수급 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등을 서둘러 개편했다.
우선 '제6차 에너지이용 합리화 기본계획(2020~2024년)'을 지난해 8월 확정했다. 에너지이용 합리화 기본계획은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의 수요부문 국가 중장기 실행 전략이다. '에너지전환' 정착과 확산을 수요 측면에서 뒷받침하고, 중장기 수요관리 및 효율 향상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는 2024년까지의 에너지 효율 개선, 수요 감축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 제5차 계획(2014년) 대비 각각 에너지원 단위는 1.5배, 수요 감축은 2.3배 향상된 수치다. 탄소중립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정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지난해 말 확정했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후 제시된 한국판 뉴딜 등을 반영해 석탄발전소 폐지와 제약은 강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4배 이상 확대한다. 2050년 탄소중립을 반영한 중장기 전력믹스와 4차 산업혁명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영향은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한다.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도 지난해 말 확정했다.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에너지 기본계획과 연계해 신재생 에너지 분야 중장기 목표·이행방안을 제시한다.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동일한 2020~2034년을 계획기간으로 정했다.
2034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도 제9차 전력계획에 맞춰 25.8%(재생 22.2%, 신 3.6%)로 설정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사업자 수익을 높이기 위해 경쟁입찰 장기계약 중심으로 RPS 시장을 개편한다. RPS 의무비율은 2034년까지 40%로 상향한다. RE100을 확산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향도 명시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