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원장 이낙규)이 대경산전과 공동 연구로 '에너지 저장장치(ESS) 안정성 강화 및 미세 아크(전자 불꽃) 감지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미세 아크를 자체를 줄이고, 또 사전에 감지해 대형화재를 예방한다.
ESS는 수많은 배터리와 커넥터 등이 결합돼 만들어 진다. 하나의 배터리에서 미세 아크가 발생하면 대형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대경산전 연구진은 미세 아크 발생 원인에 주목했다. 배터리 커넥터 체결부가 헐거워지면 에너지 전달 효율이 감소하고, 결국 과부화로 미세 아크가 발생한다고 봤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배터리와 커넥터 사이 완충부를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배터리 커넥터 소재는 동이고, 완충부 소재는 알루미늄이어서 이종소재 간 접합 문제가 과제로 남았다.
이와 별도로 미세 아크 신호 포집률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 배터리 트레이 상단 안쪽에 반사율이 뛰어난 알루미늄으로 피라미드 형태 엠보싱을 구현, 미세 아크 빛을 반사시키고 센서 도달률을 높이고자 했는데 알루미늄 성형이 쉽지 않았다. 엠보싱이 쉽게 찢기는 문제가 생겼다.
생기원 탄소소재응용연구그룹 소속 심지연 박사는 전자기력 기반 고속접합·성형기술을 기반으로 대경산전이 안고 있던 두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전자기력을 이용해 소재를 초속 200m 속도로 충돌시키면, 순간 소재가 유체처럼 변하면서 강하게 접합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렇게 이종소재인 배터리 커넥터(동)-완충부(알루미늄) 접합문제를 해결했다. 마찬가지로 전자기력으로 알루미늄을 고속 성형하는 방법으로 성형성도 개선했다. 이들은 기술관련 특허 출원 3건, 고용창출 3명 성과도 냈다.
관련 개발 제품은 상용화 실증테스트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향후 판매로 이어질 경우 올해 기업 목표인 총 매출 300억 원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지연 박사는 “ESS 미세 아크 감지 시스템은 기업의 독자적 아이디어와 생기원의 기술력이 합쳐진 협업의 결과물”이라며 “이 시스템이 향후 기업의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경호 대경산전 연구소장은 “중소기업에서 성형·접합에 새로운 인력이나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생기원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꿔줬고, 기업이 채우기 어려운 공백을 채워주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