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은 온라인으로 열리지만 올해 등장할 신제품과 신기술에 쏠린 관심은 어느 해보다 뜨겁다. 현장에서 제품을 살펴볼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 어디서나 손쉽게 신기술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글로벌 기업도 세계를 대상으로 신기술과 제품을 소개할 수 있어 출품 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CES에서 눈여겨볼 기술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코로나19 영향이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코로나19는 테크 영역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스마트홈, 로봇,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이는 CES에서 시장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더 똑똑하고 안전한 집을 위한 스마트홈 기술의 진화를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안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자동화, 청결, 재택근무 지원 등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로봇청소기·공기청정기는 물론 스마트 조명, 가정용 보안 등 집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지키는 기술을 대거 출품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되는 기술도 등장한다. 다양한 비대면 기술과 로봇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한국전자전에서 처음 선보인 '클로이 살균봇'을 CES에서도 소개한다. 국내 로봇 기업인 힐스엔지니어링은 지난해 CES에서 물류로봇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바이러스 퇴치 살균로봇 '코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로봇기업 아리엘은 인공지능(AI)과 태양열 기술을 접목해 수영장 청소 로봇을 공개하는 등 생활 속 다양한 로봇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유카이엔지니어링, 뱅가드인더스트리스 등 일본 로봇 기업은 반려 로봇을 소개한다. 유카이가 지난해 초에 선보인 로봇 고양이 '쁘띠쿠보'가 많은 관심을 받은 가운데 올해는 더 진화한 로봇을 소개할 예정이다. 뱅가드는 손바닥 크기 애완 로봇 '모플린'을 선보인다. 이들 로봇은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비접촉 체온 스캐너, 안경 주문을 위한 스마트폰 시력테스트 등 원격의료 관련 기술과 제품도 대거 출품될 예정이다.
'전시회의 꽃'으로 불리는 TV는 올해도 가장 주목되는 전시 제품의 하나다. 대형화, 프리미엄화, 8K 확산 등이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가운데에서는 '미니 LED'가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수년간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양분된 프리미엄 TV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TV 1위인 삼성전자는 고유의 화질 기술인 QLED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를 결합한 초프리이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프리미엄 TV를 넘어설 제품으로 준비하는 만큼 시장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LG전자 역시 미니 LED 신제품 퀀텀닷나노셀다이오드(QNED)를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다. 지난해 이미 미니 LED 제품을 출시한 TCL은 올해 차세대 미니 LED를 공개할 예정이다. TCL은 CES 개막일인 11일(현지시간) 차세대 미니 LED와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쇼케이스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콩카, 창홍 등 다른 중국 제조사도 미니 LED 경쟁에 참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가정용 마이크로LED 라인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1억원이 훌쩍 넘는 초고가에도 신기술 등장과 새로운 디스플레이 가능성 때문에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TV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제조사가 선보일 반전 카드도 관심을 끈다.
급격한 발전을 보여 주고 있는 AI의 진화도 살펴봐야 한다. 소비자 일상의 더 많은 영역으로 파고드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 같은 AI 음성비서가 웨어러블 기기 같은 작은 기기까지 침투한다. 아마존 '에코 루프링' '에코 프레임스' 등 작은 기기의 신제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