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협치를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가 요구한 사안을 수첩에 메모하면서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유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를 잇따라 예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번째 비서실장으로 임명된지 닷새만이다.
여당은 방문하지 않았다. 야당에 대한 '존중과 배려'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유 실장을 맞은 주 원내대표는 “어려운 때 중책을 맡으셨다”며 '협치'를 위해 문 대통령을 잘 보좌해달라고 덕담을 건넸다.
다만 “(여권의 사면 논쟁에) 저희가 좀 수모를 당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쏘아올린 전직 대통령 사면을 염두한 발언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여당 대표가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한 다음에 자기들끼리 되느니 안 되느니, 반성해야 하느니 하는 자체가 수모”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면권자인 문 대통령이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 통합에 기여하는 쪽으로 결론 나올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고 했다.
유 실장은 이에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한 면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등 주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향해 쏟아낸 불만을 경청하면서 수첩에 적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경제와 일상의 회복을 강조했다. 유 실장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국가에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떼를 좀 쓰겠다”며 “개인보다 국가, 국민에게 굉장히 엄중한 때라고 생각해 꼭 좀 도와달라”고 했다. 민생 입법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실장은 김종인 위원장과도 20여 분 동안 비공개 환담을 했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나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일대일 영수회담 등 민감한 이슈는 화제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사태가 확대되면 사회적 혼란이 올 테니 청와대가 진정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유 실장도 “(청와대와 국회 사이에서) 열심히 심부름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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