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가 올해 '변화와 혁신'을 일제히 기치로 내걸었다. 특히 지난해 유통 축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옮겨진 것을 계기로 디지털 전환(DX)과 비대면 서비스, 홈코노미 등 과제가 핵심 화두로 손꼽힌다.
유통업계는 DX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중점 사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전 사업 영역에서 디지털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성장을 막는 순혈주의를 지양하고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지난해 10월 정기 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계열사인 SSG닷컴 대표로 겸직 발령했다. 이는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시너지를 내겠단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유통 소매 시장의 온라인 전이가 최소 3년 이상 앞당겨졌다고 봤다.
정 부회장은 “지금은 망원경이 아닌 만화경으로 미래를 봐야 할 시기”라며 “성장 가능성 있는 내부 인재는 적극 중용하고 그룹에 부족한 전문성을 가진 외부 인재도 적극 영입해야 '늘 새로운 신세계'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역시 DX를 위한 인재 채용과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롯데인재개발원은 이미 2019년부터 DX 인재 양성방안을 마련해 전문가를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월 내놓은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에 집중할 전망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거래액이 늘어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롯데온의 월 실사용자 수는 107만명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온의 11월 전체 결제금은 5월보다 2배가량 늘었다.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시기를 겪는 뷰티 업계도 올해 DX를 가속화하겠다는 각오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디지털 대전환을 중점 추진 전략으로 내걸었다. 아모레퍼시픽은 각각의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적시에 고객과 교감하고 일하는 방식을 철저히 재검토해 디지털 시대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는게 목표다.
지난해 선전한 LG생활건강 역시 비대면 사업 비중을 확대한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위기가 왔을 때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면서 “중국, 일본, 미주 지역의 비대면 사업 비중을 확대해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