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정수기 시장에 뛰어든다. 심미성과 편의성을 강조한 '비스포크' 라인업에 삼성만의 기술력을 더했다. 정수기 시장에 판도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12일 CES 2021 온라인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비스포크 정수기'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개인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기능과 소재, 모양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비스포크' 라인업이다. 이 특성을 살려 기능별 정수 모듈이나 여러 인테리어를 선택할 수 있다. 가령 기존에 냉장고 정수기능이 있을 경우 냉·온수 기능만 선택적으로 구매하면 된다. 추후 모듈은 언제든 추가할 수 있다.
깔끔한 디자인과 효율적 공간 활용이라는 '밀레니얼' 소비자 요구를 반영했다. 정수된 물을 담아두는 저수조형이 아닌 직수형이며, 정수기는 싱크대 안에 넣는 언더싱크 제품으로 구현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생겨난 위생에 대한 높은 기준, 비대면 트렌드도 접목했다. 우선 부식에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스테인리스 직수관을 적용했다. 3일 간격으로 직수관을 자동 살균하며, 4시간 동안 미사용 시 고여 있는 물을 자동 배수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로 맞춤형 기능을 제안한다. 동시에 물 사용량 데이터를 분석해 필터 사용량이 95%에 도달하면 모바일로 교체 알림을 준다. 필터는 미국위생협회(NSF) 65개 항목 인증을 받았다. 총 정수량은 2500리터(ℓ)로, 4인 가족이 12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AI를 접목한 음성인식 기능도 적용했다. 사용자는 '물 260㎖ 받아줘' 등 음성으로 지시할 수 있다.
1분기 출시 예정인 비스포크 정수기는 젊은 층을 겨냥한 인테리어와 원하는 기능을 선택하는 모듈화, 관리 편의성까지 최신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AI 기술 접목과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녹아들면서 제품 경쟁력은 올라갈 전망이다. 2019년 6월 냉장고를 시작으로 전자레인지, 공기청정기,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 비스포크 라인업을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비스포크' 패키지 효과도 기대한다.
국내에서는 렌털이 대세인 시장 특성이 관건이다. '렌털 점유율=정수기 점유율' 공식이 설립하는 국내 시장에서 렌털 강자인 코웨이는 30~40% 시장 점유율로 독주한다. 삼성전자가 렌털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초기 도입 비용 부담을 낮추고 차별화된 기능을 이해시키는 것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렌털 영역은 고려하지 않으며, 직접 판매만 할 예정”이라면서 “시장 조사로 타사 제품과 가격 차이를 크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