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패권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소니, TCL, 하이센스 등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도전장을 던졌다.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CES 2021'에서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공세를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는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판도를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TCL과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중국 제조사들은 미니 LED, 레이저 TV 등의 신제품을 내놓고 현재 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인 프리미엄 시장 구도 변화를 노린다. 소니는 신제품 라인업 확대와 함께 게이밍 기능 강화, 구글과 협력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세계 3위 TV 업체인 중국 TCL은 올해 새로운 프리미엄 TV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미니 LED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OD 제로 미니 LED TV'를 선보였다. TCL은 2018년 미니 LED TV를 처음 선보인데 이어 2019년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론칭했다. 이어 지난해 2세대 제품인 '비드리안 미니 LED TV'를 출시했고, 올해 초슬림을 구현한 3세대 제품을 내놓았다. TCL은 신제품 이름에 사용한 '제로'는 미니 LED 백라이트와 LCD 패널 간 거리를 의미한다고 설명하며, 초박형 고성능 패널이라고 강조했다.
TCL은 초대형 시장을 겨냥한 85인치 신제품 '엑스라지 컬렉션' 라인업과 8K TV 신제품도 함께 공개했다. 특히 85인치 초대형 제품은 북미 시장에 1599달러(176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 4~5위를 다투는 중국 하이센스는 독자 기술인 레이저 TV 신제품 '트라이크로마 레이저 TV'와 미니 LED 기술을 적용한 8K ULED TV 등을 공개했다. 하이센스는 프로젝터 기술을 활용한 레이저 TV 신제품인 '트라이크로마 레이저 TV'가 색 표현력이 퀀텀닷이나 OLED 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레이저 TV 신제품은 100인치 초대형 제품과 75인치 셀프 라이징 TV 두 가지를 선보였다. 셀프 라이징 TV는 롤러블 올레드 TV처럼 스크린이 밑에서 올라오는 제품이다.
미니 LED 시장을 겨냥해서는 자사 프리미엄 제품군인 'ULED' TV 신제품에 미니 LED와 8K를 적용한 신제품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소니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로컬 디밍 기술로 개선한 화질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소니는 AI 프로세서가 시청자의 초점을 감지하고, 수많은 화질 요소를 분석해 인간의 기억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OLED TV는 77·65·55인치로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해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 또 구글과 손잡고, 프리미엄 제품군에 구글 TV를 탑재함으로써 콘텐츠 제공 역량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소니는 자사 TV를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 5'와 연계해 즐길 수 있도록 주사율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TV 업계 관계자는 “올해 프리미엄 TV 시장에는 새로운 제품들이 대거 등장해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라면서 “가격 경쟁력에 성능까지 높인 중국 제조사들이 보급형 시장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까지 진입할 수 있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