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페롭토시스'라는 새로운 세포사멸 기전을 이용, 효과적인 난치성 위암 치료방안을 제시하고 원인을 규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대사제어연구센터 소속 이상철, 이은우 박사팀이 황금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팀, 허용민 연세대 의대 교수팀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미국립과학원 회보인 PNAS 온라인판에 지난 12월 7일 게재됐다.
위암은 현재 조기진단, 수술 기술 발달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진행성 위암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진행성 위암 중 중간엽(중배엽에서 분화된 줄기세포의 한 종류)세포 특성을 지니는 암은 쉽게 전이 되거나,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지니며 재발하기 때문이다.
페롭토시스는 세포막 지질과산화로 발생하는 철 의존적 세포사멸 경로(철분을 조효소를 사용해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하는 세포사멸 경로)다. 최근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암의 효과적인 세포사멸 경로로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위암 환자 전사체 정보를 기반으로 중간엽형 위암세포만이 페롭토시스 약물에 의해 죽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서 발굴한 신규 유전자(ELOVL5, FADS1)가 중간엽형 위암세포주에서 페롭토시스 진행 핵심 인지질 형성에 필수적이며, 지질과산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위암세포를 잘 죽게 만들 수 있음을 규명했다.
허용민 교수는 “연구성과를 통해 향후 개발될 난치병 치료제는 위암 중에서도 기존의 표준 항암제로는 재발을 방지할 수 없는 난치성 위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사 신약 개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 박사는 “페롭토시스라는 새로운 세포사멸기전에서 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의 중요성을 밝힌 것”이라며 “새로이 발굴된 유전자(ELOVL5와 FADS1)가 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숙 박사는 “본 연구성과에서 불포화 지방산 합성경로 규명에 활용된 지질체학 및 대사추적 신기술은 앞으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