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내든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정책화하는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가 13일 출범했다. 민주당은 기업 팔목 비틀기라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 참여' 원칙을 제시했지만 산업계 반응은 부정적이다. 야당도 '법에 없는 법인세'를 물리는 것이라면서 비난했다.
민주당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한 불평등 해소 TF를 인준하고 출범시켰다. TF는 15일 1차 회의를 열어 외국 사례와 국내 모범 사례를 조사·분석하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낙연 대표는 이익공유제를 둘러싼 산업계 반발을 의식한 듯 이날 회의에서 “목표 설정이나 이익공유 방식 등은 강제하기보다는 민간의 자율적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정은 후원자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플랫폼 경제 시대에 적합한 상생경제모델을 개발했으면 한다. 플랫폼 기업과 자영업자가 공동 노력으로 이익을 높이면 자영업자의 마진율을 높이거나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배달의민족 등 비대면 플랫폼 기업을 염두에 두고 자영업자와 이익을 나누는 상생 협력을 제안한 것이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민주연구원과 당 정책위에서 해외 사례나 현재 기업이 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 활동 부분에 대해 사례를 조사중”이라며 “일부 리모델링해 사회적으로 확산할 모델로 바꿀 수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느 정도 숙성이 되면 사회적 대화를 할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에는 기업, 시민사회, 관련 전문가와 경제 사회 여러 주체, 노동계 등을 당연히 포함해 대화하며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제화가 필요한 것은 법제화 할 것이고, 정부가 할 수 있는 것 캠페인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반응이 회의적일 것이라는 지적에는 “기업과 한국사회를 야박하게 보는 것”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나 국가가 어려운 시절 '금모으기 운동' 등 국민들의 힘을 보면 긍정적 에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익공유제) 법제화와 강제성을 일치시킬 수 없다”며 “세제 금융 지원을 해야하는데 필요한 법이 따라가야 한다. 패널티 성격이 아니라 인센티브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또 “양극화 해소라 길고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기업을 포함해 시민 역량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넘어서는 상생, 협력, 공동체 연대감이라는 국민 에너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자발적 참여'로 수습에 나섰지만 야당과 산업계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사실상 강요이면서 '자발적 참여'라니 형용모순 화법”이라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세금은 어디에 다 쓰고, 이 힘든 상황 속에 살아남은 기업에게 '돈 좀 내라'고 압력을 가하나”라면서 “'이익공유제는 준조세나 다름없고, 법에 없는 법인세를 기업에게 물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계는 이미 상생기금을 내놓았다며 이익공유제에 우려를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 등 코로나19 수혜를 본 기업은 지난해 상생기금으로 1000억원 가까이 내놓은 바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먼저 정부나 국회가 일방적으로 제도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업계와 교감을 충분히 한 후에 함께 하자고 했으면 지금보다 반감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