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애플 공급망 속속 진입…OLED·카메라 등 韓 추격 본격화

BOE, 이달부터 아이폰 OLED 출하
럭스비전스, 애플 카메라 공급사 인수
타 스마트폰 상대로 수주 공세 전망
국내 디스플레이 경쟁 부담 커질 듯

중국 부품 업체들이 애플 공급망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BOE가 마침내 애플에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데 이어 럭스비전스가 애플의 전면 카메라 공급 업체 코웰이홀딩스를 인수했다. 아이폰용 OLED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을 도맡아 온 부품이다. 한국이 주도하던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 및 부품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中, 애플 공급망 속속 진입…OLED·카메라 등 韓 추격 본격화

14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애플 아이폰12용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이달부터 출하한다. BOE는 지난해 12월 말 애플로부터 OLED 패널 공급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 소재로, 영상을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다.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별도의 광원인 백라이트유닛(BLU)을 사용하지 않아 가볍고 얇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면서 색감과 명암비가 뛰어나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양산에 성공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7년 업계 최초로 상용화해 점유율이 90%가 넘었으며, LG디스플레이도 이후 개발에 성공하면서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은 국내 OLED가 사실상 석권했다. 애플이 아이폰용 OLED를 삼성과 LG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러나 BOE의 가세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아이폰 수주를 놓고 BOE와 경쟁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스마트폰 업체를 상대로 한 BOE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적잖은 부담이 예상된다.

BOE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다. 2002년 국내 하이디스 인수로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기술을 확보하면서 핵심 발판을 마련했고, 자국 정부 지원에 힘입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세계 LCD 시장 1위까지 올랐다. BOE는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017년 청두에 위치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B7 양산을 기념한 사진. 중국에서 6세대 플렉시블 OLED 대량 생산을 시작한 것은 BOE가 처음이었다. <사진=OFweek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2017년 청두에 위치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B7 양산을 기념한 사진. 중국에서 6세대 플렉시블 OLED 대량 생산을 시작한 것은 BOE가 처음이었다. <사진=OFweek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럭스비전스는 아이폰 전면 카메라 모듈업체 코웰전자의 모회사 코웰이홀딩스를 최근 인수했다. 코웰전자는 애플 전면 카메라 모듈 협력사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하는 업체로, 럭스비전스는 단숨에 1위 공급사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