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2년간의 박스권을 탈출해 3000 포인트 시대를 맞은 만큼 고질적인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자본시장 선순환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스피 3000 돌파가 단순한 증시 과열 효과가 아닌 저평가된 한국 증시를 다시 평가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개최한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서 주요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피 3000 돌파를 계기로 지난 수십년간 고질적 문제로 제기돼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낮은 배당수익률, 한국 기업의 높은 이익 변동성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야기하는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2020년 이전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 원인은 한국인의 국내 주식 외면에서 기인했다”며 “사실상 한국인은 연기금만 순매수하고 개인의 직접투자와 주식형 펀드 중심의 투자신탁은 강도 높은 순매도를 이어왔으나 최근 주식투자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문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 같은 한국 주력산업 업황은 부침이 심해 상장사 이익 변동성이 크고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1%에 불과해 장기투자 동력이 낮은 것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코스피 3000은 한국경제 주체인 기업이 규모와 이익 측면에서 이제야 제대로 평가받은 것”이라며 “자본시장 자금이 원활히 조달되면 한국경제와 기업 발전이 선순환되므로 생태계가 더 활성화될 수 있고 국제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어 투자 수익과 국내 경제 책임 강화를 동시에 이룰 여건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주식 직접투자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해야 건전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은 “공모펀드가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주식형 펀드 수익률 개선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이용한 새로운 투자기법을 활용해 분석능력을 제고하고 새로운 산업 흐름과 글로벌 분산투자를 하는 공모펀드도 선보여야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모펀드 세제혜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증시가 과열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자본시장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며 “개인, 외국인, 기관이 모두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시장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