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직수입 물량이 920만톤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LNG 수입에서 직수입이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의 17%에서 22%로 껑충 뛰었다. 코로나19 여파로 LNG 가격이 하락하고, 늘어나는 국내 LNG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민간 업체들이 직수입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들어 LNG 가격이 상승하고 내년에는 한국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가 도입됨에 따라 이 같은 확대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성만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가스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NG 직수입 물량은 920만2000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728만톤과 비교하면 약 192만2000톤 증가했다. LNG 직수입 물량은 2014년 이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전체 LNG 수입에서 차지하는 직수입 비중은 22.4%로 지난해 처음 20%를 넘었다. 전체 LNG 수입 가운데 직수입 비중은 2016년 6.3%, 2017년 12.3%, 2018년 13.9%, 2019년 17.8%로 지속 확대돼 왔다.
LNG는 통상 가스공사에서 수입해 도매로 공급한다. LNG 직수입 제도는 지난 2001년 도입돼 올해 20년을 맞는다. 2005년 포스코가 사업자로 참여하면서 직수입 비중이 꾸준히 늘었다. 최근에는 민간 발전사 중심으로 직수입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발전사별 직수입 물량은 파주에너지 143만톤, 광양복합 107만톤, 포스코 96만톤, 에쓰-오일 91만톤, 한국중부발전 82만톤, 포스코에너지 82만톤 순으로 많았다. SK E&S와 포스코 연관 회사들이 LNG 직수입을 주도하고 있다. 발전공기업 가운데에서는 중부발전만 유일하게 참여했다.
정부와 에너지업계는 지난해 LNG 가격 대폭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유가가 떨어지고, 지난해 6월에는 LNG 가격도 '100만 영국열량단위'(MMBtu, 1MMBtu=25만㎉를 낼 수 있는 가스량)당 1.48달러까지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7일 “LNG 직수입 확대가 대세”라면서 “지난해 초부터는 LNG 가격이 하락, 가스공사와의 장기계약보다 직수입하는 것이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LNG 직수입은 당분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발전사에서는 LNG 발전 확대와 수소 공급 물량에 대비, LNG 직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중부발전 외 발전공기업에서도 신규 LNG 발전소의 경우 직수입하는 LNG로 물량을 공급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다만 최근 LNG 가격 급등은 직수입 확대 추이에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 정보업체 S&P플래츠에 따르면 지난주 아시아 LNG 스폿 2월물 가격은 MMBtu당 21.45달러로 전주(6.85달러)보다 47% 올랐다.
특히 가스공사가 오는 2022년 1월부터 도입하는 개별요금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공사는 한국지역난방공사, 내포그린에너지와 개별요금제를 체결했다. 또 현재 약 10곳과 개별요금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LNG 직수입은 장기 수익성이 떨어져 업체에서 포기할 때도 많다”면서 “LNG 직수입으로는 변동성에도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표> 천연가스 직수입 현황(단위: 천톤, %)
자료: 이성만의원실, 한국가스공사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