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넥스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13곳에 그쳤다. 2013년 코넥스가 생긴 이래 최저치다. 청구 건수는 2015년 53건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덩달아 상장기업 수도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코넥스 상장기업은 10개였다. 5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6년 50개에서 2017년 29개, 2018년 21개를 거쳐 2019년 17개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지난해 기업 공개수가 줄었지만 코넥스는 훨씬 타격이 컸다.
코넥스가 주춤한 배경은 코스닥 상장요건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장 요건에서 '계속 사업 이익이 있을 것' '자본잠식이 없을 것'과 같은 요건을 전면 폐지하는 등 허들을 낮췄다. 기술특례와 스펙과 같은 별도 트랙도 만들었다. 반면에 코넥스는 개장 이후에 별다른 지원책 없이 10년 가까이 운영했다. 우량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코스닥이나 코스피를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코넥스를 거칠 필요가 없어졌다. 가뜩이나 코스닥에 밀려 '서자' 취급받던 코넥스는 더욱 찬밥 신세로 몰리고 있다.
코넥스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거래소 환경이 바뀐 상황에서 개장 초기와 별 차이가 없다면 방치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코넥스는 분명한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문턱이 높아 상장이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자금줄 역할이 가능하다. 창업자 주식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거래시장을 형성하고 코스닥에 비해 문턱도 낮다. 투자자에게도 숨은 우량 기업을 소개해 주고 비상장사 정보를 제공해 인기도 높았다.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벤처 인큐베이터'로 불린 이유다. 2013년 개장한 코넥스는 올해로 얼추 10년을 맞는다.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 기본 예탁금 제도를 폐지하거나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등 세부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존재 자체를 고민해 봐야 한다. 시장은 거래가 생명이다. 기업과 투자자가 찾지 않는다면 시장으로서 의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