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팹리스 동운아나텍이 자동차 전자장치용 햅틱 구동 집적회로(IC) 국산화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 시장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독식 중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내부 각종 버튼의 디지털화로 동운아나텍의 햅틱 IC 활용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동운아나텍은 전장용 햅틱 구동 IC 제품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햅틱 IC는 포스터치 기능을 실현하는 부품이다. 사용자가 디스플레이 화면이나 정보기술(IT) 기기 버튼을 누르면, 진동으로 터치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까지 동운아나텍의 매출 대부분은 스마트폰 카메라 자동초점(AF) 칩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음향을 진동으로 자동 변환하는 'A2V(Audio to Vibration) 알고리즘'을 개발, 햅틱 IC를 차세대 사업 아이템으로 낙점한 뒤 육성 중이다. 2019년 스마트폰용 햅틱 구동 칩을 생산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납품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전장용 햅틱 구동 IC를 개발해 자동차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자동차 시장은 차량 내 아날로그 버튼을 디스플레이로 대체하거나 디지털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운전에 집중하는 사용자가 차량 내부 기능을 쉽게 사용하려면, 각 부품을 누른 것을 인지할 수 있는 진동이 필요하다.
회사는 앞으로 차량용 햅틱 칩 수요가 반드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사업을 진행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신뢰성 시험 규격(AEC Q100) 인증 등으로 차근차근 제품을 준비하던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첫 성과를 냈다. 현대자동차 신형 모델 GV80, G80 등 고급 자동차에 장착된 조그셔틀 속에 동운아나텍의 햅틱 IC가 장착됐다.
그동안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장악하고 있는 전장용 햅틱 구동 칩 시장에서 보인 의미 있는 성과였다.
올해 각 자동차 분야별 햅틱 구동 칩 적용 범위와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운아나텍은 국내 유력 차량 부품사와 협력해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 각종 스마트키보드, 기어레버, 공조컨트롤러 등에 햅틱 칩을 탑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특히 CID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는 25.6인치 디스플레이용 햅틱 IC 개발도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차량용 칩은 햅틱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사업에 속한다. 크기와 성능 차에 따라 다르지만 모바일용 제품 가격이 0.2달러라면, 자동차용 제품 가격은 5배 비싼 약 1달러로 책정될 만큼 단가가 높다.
동운아나텍이 지난해 기록한 전장용 햅틱IC 매출은 약 10억원이다. 올해 전장사업 확대를 실현, 30억원대 매출을 노린다. 아직 회사 전체 매출에서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제품군을 속도감 있게 늘려갈 계획이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차량용 햅틱 제품군을 늘리면서 중국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