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든다. 온라인몰 상품 구색을 강화하고 거래액을 키우기 위해서다. 롯데에 이어 홈플러스까지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려는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의 오픈마켓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르면 다음 달 14일 자사 온라인몰을 종합몰에서 오픈마켓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하고 면책조항을 신설했다. 판매자 대금 지급에 필요한 결제대금예치제(에스크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외부 파트너 계약도 추진한다. 지난 13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임일순 홈플러스 전 사장은 퇴임 전에 최종 결정까지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오픈마켓 도입과 함께 온라인몰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도 전면 개편한다. 고객 결제 편의성 제고를 위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간편 결제를 도입하고 구매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쿠폰을 제공한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이다. 판로를 제공한 대가로 입점 판매자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다만 홈플러스는 기존 오픈마켓과 비교해 입점 문턱을 높였다. 일정한 규모를 갖추고 심사를 통과한 셀러에게만 판매 자격을 부여한다. 법인 및 개인사업자만 입점이 가능하며 간이과세자는 불가하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품질 신뢰 저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가속화를 위해 통신판매중개 서비스를 택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 중심의 사업 구조를 온라인과 융합된 '올라인' 미래 유통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자체 온라인몰을 구축하고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도 입점했지만 외연을 확장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안정된 수수료 수익을 거두면서 상품 구색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 오픈마켓 도입이 필요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 온라인 거래액 규모는 1조6000억원 안팎이다. 경쟁사 SSG닷컴의 경우 4조원에 육박한다. 홈플러스는 올해 온라인 거래액을 2조3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에는 온라인 산지직송관도 열었다. 신선식품으로 고정 트래픽을 확보하는 동시에 오픈마켓으로 품목(SKU)을 늘려 수익성을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오픈마켓은 직접 구매해 파는 종합몰과 달리 장터만 제공하면서 온라인 거래 규모를 단기간에 확 끌어올릴 수 있다. 국내에선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가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대기업까지 오픈마켓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하면서 오픈마켓으로 전환했다.
신세계 SSG닷컴도 오픈마켓 도입을 목전에 뒀다. 애초 지난해 오픈 예정이었지만 강희석 대표로 수장이 바뀌면서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현재 큰 틀은 유지한 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세부적인 사업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상품 소싱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직매입 모델은 유지하면서 통신판매중개업을 접목, 외형 확장과 수익 강화를 꾀하려는 시도”라면서 “국내 마트 2위 사업자인 홈플러스까지 가세하면서 오픈마켓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이르면 내달 14일 종합몰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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