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한미동맹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해 통상 마찰 불확실성이 줄면서 글로벌 교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유무역 기조가 즉시 회복되지 않더라도 국제통상 질서가 존중되면 국제무역이 전반적으로 재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원달러 환율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분명 국내 수출 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은 통상과 유가, 환율, 산업, 대북정책 등이 우리 경제 전방위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허창수 회장 명의의 서한을 보내 자유무역 회복과 일방적 무역 조치 복구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허 회장은 서한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코로나19 대공황 전세가 역전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이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투자 활동을 저해하는 일방적 무역 정책과 제도개선을 당부했다. 훼손됐던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질서를 회복하고, 시장경제에 충실한 경제교류 원칙을 복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허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인도태평양 비전 실현에 한국 경제계가 중추적 파트너로 활약할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한국 경제계는 세계 경제 글로벌밸류체인(GVC)의 핵심 주체로서 자유무역을 확대하고 규칙 기반 상호협력의 틀을 확장하며, 후발국 경제발전을 돕는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바이든 행정부 통상정책 방향을 파악하고 상호 윈윈 경제협력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한국의 통상현안 전달을 비롯해 워싱턴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힘쓸 방침이다. 이를 위해 허 회장의 연내 방미, 한국의 집단소송제 도입 관련 미국 사례 공동연구 등 구체적 한미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라 경제와 대북 정책 등에 면밀히 대응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통상 분야에서 미 동맹국의 연대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의 통상전략은 중국 압박과 다자협상으로 요약된다.
대한상의는 “바이든의 다자외교 전환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재추진하면 한국도 동참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면서 “민주당의 환경·노동 이슈가 무역 협상에 명문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에는 또 다른 형태의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 업계도 역내 GVC 재편과 미국의 본격 예산 집행에 따른 후속 대응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의 CPTPP 가입이 우리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필 방침이다. 기후 변화 관련 정책 대응에도 주목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추진단장은 “혁신 역량을 가진 중소기업에 연구개발(R&D)을 집중 지원해 변화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해야 있다”면서 “미·중 갈등이 국지적으로 지속될 우려가 있는 만큼 대외 환경 변화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