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투명한 휴대폰 유통 전환점 되길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S21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으로 상향했다.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과 SK텔레콤이 공시지원금을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이통 3사가 공시지원금을 나란히 상향한 것은 이례적이다. 불법 보조금 경쟁에 익숙해 있던 종전의 행보를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당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를 늘리려는 이통 3사와 갤럭시S21 판매량을 늘리려는 삼성전자 간 이해관계가 부합된 행보로 풀이된다.

소비자는 이통사 공시지원금 최대 50만원과 유통망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 15%)을 받으면 갤럭시S21 실제 구매 가격을 40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 선택약정 할인 25%를 선택하든 공시지원금을 선택하든 합리적 지출은 소비자 몫이다.

이통 3사가 공시지원금을 상향한 건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바람직한 조치다. 무엇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휴대폰 유통시장은 불투명한 불법 보조금이 좌지우지했다. 동일 장소에서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휴대폰을 구입하더라도 소비자별로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오죽하면 '호갱'(호구+고객)이라는 말이 회자됐을까.

휴대폰 유통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는 사실상 제로(O)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정된 마케팅 비용을 감안할 때 이통사가 공시지원금을 늘리면 불투명한 불법 보조금은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차별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통사의 행보에는 휴대폰 유통구조 투명화를 요구하는 정부의 강력하고 지속된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공시지원금 상향 조정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혼탁한 휴대폰 유통 시장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거론되지 않고, 소비자 차별을 조장한다는 말도 더 이상 입에 오르지 않기를 기대한다. 휴대폰 유통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출발점이자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