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내부 임직원들이 최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대거 행사하고 있다. 쿠팡 모회사인 쿠팡엘엘씨가 회사 임직원에게 스톡옵션 보유량을 개별 통지한 가운데 임직원의 권한생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쿠팡의 기업공개(IPO) 임박을 알리는 신호란 해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스톡옵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쿠팡은 모회사인 쿠팡엘엘씨가 지분 100%를 가진 회사로 쿠팡엘엘씨 지분 구조 역시 비공개 상태다.
쿠팡은 창업 초기부터 최근까지 임직원들에게 적게는 수백주에서 많게는 수천, 수만주까지 쿠팡엘엘씨 스톡옵션을 지급해 왔다.
스톡옵션은 회사 임직원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기업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초기 기업이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급여 외에 회사 성공 시 보상을 하는 데 주로 쓰인다.
쿠팡은 모회사인 쿠팡엘엘씨 스톡옵션을 임직원들에게 지위, 협상 조건에 따라 차등 지급해왔다. 쿠팡 기업 규모가 커진 만큼 스톡옵션 행사가도 지급 시점 등에 따라 큰 폭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 초기에 지급한 스톡옵션은 행사가가 55센트부터 85센트까지 낮은 편”이라면서 “이후 행사가가 점차 상승했고 작년부터는 6~7달러에 지급하기도 했지만 상장 이후 예상가보다는 크게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과거 쿠팡의 스톡옵션 행사 요건은 퇴사하거나 상장할 경우에만 충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일정 재직기간을 충족하면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임직원 스톡옵션을 행사가 이어지는 배경은 내부에서도 상장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톡옵션을 낮은 가격에 행사하면 상장 후 고가에 전환하는 것보다 개인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고위 임원급의 일시적 수익 급증을 방지하기 위해 작년 말 권한을 행사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쿠팡엘엘씨가 스톡옵션 행사를 권유해 나스닥 상장 전에 지분 분산이나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직원이 스톡옵션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단기간 내 주주 수를 늘릴 수 있다. 또 회사도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비용이 발생하는데 상장 전 낮은 행사가격에 주식으로 바꾸는 게 전체 비용 정리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체 스톡옵션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행사 시 소액 주주가 늘어나면서 지분 분산이 가능하다”라며 “회사는 낮은 가격에 주식전환이 이뤄져야 총비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 측은 “적절한 때가 되면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모기업 쿠팡엘엘씨, 행사 관련 메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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