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가 해외 서비스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잇따라 접목하고 있다. 국내 관련 규제 가이드라인 수립이 지연되는 가운데 해외에서 블록체인 게임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게임에 직접 도입해 신규 수익모델을 점검하고 시스템 운영 측면에서도 활용 방법을 모색한다.
위메이드는 최근 자회사 위메이드트리가 운영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서 '버드토네이도' '크립토네이도' '아쿠아토네이도'를 선보였다. 자사 대표 지식재산권(IP) '미르'를 활용한 '전기 H5'도 곧 출시할 계획이다.
게임을 하면서 '토네이도'로 불리는 게임 토큰을 얻은 이용자는 디지털 지갑인 '위믹스 월렛'에 보관·전송할 수 있다. 위메이드 위믹스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위믹스 토큰은 빗썸 등 가상화폐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위메이드 트리는 이용자 개개인의 디지털 자산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탈중앙화거래소(DEX) 기능을 통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슈퍼트리는 블록체인 아이템 거래소 '플레이댑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5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아이템 거래시장 선점에 도전한다. 이용자 간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아이템 거래로 게임 이용자에게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중소 게임 개발사에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을 전개한다. 이용자는 시간과 금액을 투자한 아이템을 보상받고 게임사는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PC온라인 MMORPG 아스타 원천 지식재산권을 인수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엠게임은 '귀혼' '프린세스메이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다. 연내 블록체인 플랫폼 기반으로 한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웨이투빗'을 인수해 블록체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한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
게임사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새로운 모객방법과 사업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가장 자유롭고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야다. 이용자는 오랜 기간 게임 아이템과 게임 머니를 다루면서 암호화폐와 비슷한 특성에 익숙해 거부감이 낮다.
이런 토대를 바탕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대신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로 가능성을 타진한다. 기존 게임 아이템이 게임사 소유였다면 암호화폐는 개인 자산으로 분류된다. 게임 속 재화에 대해서 이용자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실 재화로까지 그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이용자는 게임 플레이에 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고 '접을' 때 이득을 취할 수 있다. 게임사는 수수료를 취할 수 있다. 이용자와 게임사에게 모두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운영 고도화를 위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넷마블은 운영단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게임과몰입을 막기 위해 사용기록, 사용에 따른 보상 지급 등을 신뢰성 있게 기록하는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부모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점에서 강제적 셧다운제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기술을 선제 도입해 가능성을 시험하는 건 게임업계 특성”이라며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심의 기준 등 국내 허가 여부가 불분명한 만큼 우선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