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새해 첫 정상 통화를 하고 15억5000달러 규모 코스타리카 광역수도권 전기열차사업의 국내 기업 진출을 요청했다. 또 우리나라 전자정부시스템의 도입도 제안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전 11시부터 30분간 까를로스 알바라도 께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올해 첫 정상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통화는 코스타리카 측이 제안해 이뤄졌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 정책은 코스타리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지향이 같다”면서 탈탄소화 광역수도권 전기열차사업 입찰 문제를 꺼냈다.
코스타리카는 탈탄소화 기본계획(2018~2050)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등의 발전 대체, 전기차 보급 확대, 탈탄소화 광역수도권 전기열차사업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한 상태다. 배기가스 감축 등을 위한 광역수도권 전기열차사업은 사업비가 총 15억5000달러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공사 발주에 들어갈 예정이며 우리나라도 국가철도공단, 현대엔지니어링, 도화엔지니어링 등이 민관 합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도전한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탈탄소화 구현을 위해 적극 추진 중인 사업에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다면 양국 간 탈탄소 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전자정부시스템'은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최근 코스타리카 정부가 '디지털 정부'를 목표로 '디지털 재정통합 시스템'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 우리 정부와 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공유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전기열차사업과 관련해 “코스타리카의 중요한 정책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한국에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화답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 시스템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최고 수준임을 잘 알고 동경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현안 및 협력 사안에 대해서 직접 만나 뵙고 논의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6월 중미통합체제(SICA) 정상회담에 문 대통령이 참석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코스타리카는 중미국가 간 통합 및 경제발전을 목표로 1991년 수립된 SICA의 올해 상반기 의장국이다. 코스타리카 외 벨리즈, 도미니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등 8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역외 옵서버로 가입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코스타리카가 한국에 다른 중미국가들과의 사업을 이끌어낼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코스타리카 방문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방문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계속 지지해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해 줘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스타리카의 독립 200주년, 세계경제기구(OECD) 38번째 가입을 축하했다.
SICA 정상회의 초청에도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SICA 설립 30주년을 맞아 코스타리카에서 양국 및 한-SICA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면 매우 뜻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코스타리카에서 소주와 김치를 즐길 시간을 조속히 가졌으면 한다”며 “질 좋은 코스타리카 커피도 선물로 준비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코스타리카 국민이 K-팝과 한국영화를 즐겨본다며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도 언급했다.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를 배우며 인식도 개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알바라도 대통령은 “한국이 P4G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을 확신하며 참석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 정부는 코스타리카에 100만달러 상당의 KF-94 마스크를 현물로 지원했다. 화상회의 등을 통해 방역 노하우를 공유해 왔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작년 5월 문 대통령 국정연설 직후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과학기술 분야 혁신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 코스타리카가 '미주의 한국'으로 불리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15.5억달러 규모 전기열차사업에 우리 기업 진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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