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이익공유제, 부정댓글 '공산주의'...긍정댓글 '기업' 키워드 가장 많아

일반인에게 사회주의적 제도로 비처져
이데올로기·국가 정체성 이슈로 부상
대기업·노동 구조 문제점 개선 기대
화두 던진 이낙연 대표 언급 많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익공유제를 제안한 11일부터 온라인 뉴스 댓글 게시판은 이데올로기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반성장과 초과이익공유제 등을 언급하는 등 여권의 진화 작업은 이뤄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여론 공감대를 이끌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슈분석]이익공유제, 부정댓글 '공산주의'...긍정댓글 '기업' 키워드 가장 많아

이익공유제 관련 부정댓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키워드는 '공산주의(5450건)'로 분석됐다. 많은 네티즌이 이익공유제를 공산주의, 사회주의, 공산당과 같은 키워드랑 엮으면서 이데올로기와 국가 정체성 이슈로 받아들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등 야권의 공세로 이익공유제가 사회주의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온라인상의 의견 다수는 이익공유제와 공산주의·사회주의를 동일시 하는 상황이다.

부정댓글을 단 네티즌은 “일반인들이 생각해도 이익공유제는 사회주의적 제도” “공산주의적 개념을 이제는 공개적으로 언급한다” 등 이익공유제에 대한 불만과 함께 기업이나 개인 사유재산 침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돈·재산(5222건)'이 부정댓글 연관키워드 2위로 올랐다. 3위 키워드는 '국가·나라'로 부정 댓글에 4810번 언급됐다.

1위부터 3위 키워드인 '공산주의' '돈' '국가'는 “국가가 기업과 개인 돈을 나눠주는 게 공산주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돈 벌기 힘들다”와 같은 형태로 함께 사용되는 사례가 많았다.

4위와 5위에는 이익공유제 추진시 그 대상이 될 '기업(3281건)'과 '국민(3256건)'이 각각 올랐다. 이익공유제로 기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수였다. 특히 이번 정권에서 기업 관련 규제 등을 언급하며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 키워드는 '국민분열' '국민 갈라치기'와 같은 형태로 사용됐다. 이익공유제 발상 자체가 국민을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두 계층으로 분리해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6위 키워드인 '월급(3038건)'에서는 정부와 국회에 대한 불만이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꾸준히 지급되어 온 국회의원과 공무원 월급을 언급하며 이익공유제의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이익공유제를 하려면 기업과 국민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그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여권 주요인사들의 부동산 문제 등 거론하며 정치인들의 부동산, 주식 수익 환수와 월급 삭감 등을 주장, 이익공유제에 반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뒤로는 '코로나(2923건)' '말(2587건)' '사람(2471)' '세금(1984)' 키워드가 순위에 올랐다. '코로나'는 현재 상황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말'과 '사람'은 이낙연 대표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댓글에 많이 사용됐다. '세금'은 “이미 세금을 부과하는데 왜 또 이익공유?” “차라리 세금을 줄이자” 등 코로나10 고통분담 문제를 이익공유가 아닌 세금으로 풀자는 댓글에서 키워드로 언급됐다.

반면에 이익공유제 긍정댓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긍정댓글에선 '기업(72건)' 키워드가 가장 많이 사용됐지만, 부정댓글 1위 키워드인 '공산주의(5450)' 대비 큰 격차를 보였다. 긍정댓글 여론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데 모였다. 이익공유제의 주요 대상으로 대기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대기업 관련 1차·2차 하청, 비정규직 근로자 등 하도급 및 노동구조 문제점을 지적하며 초과수익을 환수, 소상공인과 비정규직 근로자와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공정하지 못한 기업구조를 조금이라도 완화해야 한다” “소비자들과 중소기업이 살아 남아야 대기업도 존재할 수 있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긍정댓글 연관키워드 2위와 3위는 '사회(38)'와 '사람(30)'이 각각 올랐다. '사회'는 '사회적 합의' '사회적 기부' '사회 환원' 등의 표현에 '사람'은 '재산을 많이 보유한 사람' 등 특정 계칭을 지칭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됐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익을 본 집단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쪽으로 목소리가 모였다.

이익공유제 관련 인물로는 처음 화두를 던진 이낙연 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언급됐다. 이 대표는 부정댓글에서 1688건이 언급, 월급 반납 요구와 정체성 의문 등의 지적을 받았다. 긍정댓글에선 19건이 언급, 제대로된 정책을 내놨다며 지지와 응원을 표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 외 여권 인물로는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가 언급됐으며, 야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교 대상 키워드로 등장했다.

비 정치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거론됐다. 빅데이터 조사기간이 이 부회장의 대법원 최종판결일인 18일을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이익공유제를 이 부회장과 연관지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표> 이익공유제 부정댓글 주요 연관 키워드 상위 10개(언급 횟수 1000건 이상 유사키워드 병합)

<표> 이익공유제 긍정댓글 주요 연관 키워드 상위 10개(언급 횟수 10건 이상 유사키워드 병합)

[이슈분석]이익공유제, 부정댓글 '공산주의'...긍정댓글 '기업' 키워드 가장 많아

[이슈분석]이익공유제, 부정댓글 '공산주의'...긍정댓글 '기업' 키워드 가장 많아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