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녹색금융 활성화…해외 석탄발전 투자도 멈추나

정부, 녹색금융 활성화…해외 석탄발전 투자도 멈추나

정부가 기금운용사 선정지표에 녹색금융을 반영하는 등 '녹색금융 활성화 전략'을 만들기로 하면서 향후 해외 석탄발전 개발 투자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도규상 부위원장 주재로 제3차 '녹색금융 추진 태스크포스(TF)' 전체 영상회의를 갖고 2021 녹색금융 추진계획안을 발표했다. 회의에는 환경부 등 정부부처, 유관기관, 금융회사, 자문단 등 금융권에서 참석했다.

추진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공공부문 녹색금융 역할을 강화한다. 먼저 정책금융기관의 녹색분야 지원비중을 현재 6.5%에서 13% 수준으로 확대한다. 연내 녹색분류체계가 마련되면 이를 토대로 녹색 특화 대출·보증 프로그램 신설을 검토한다.

기관별 전담조직도 만든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은 녹색금융 전담조직을 이미 신설했거나 준비 중이다.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정책금융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녹색지원전략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또 환경부 소관 수계기금 자산운용사 선정시 녹색·환경지표 등을 반영하도록 수계 기금 자산운용지침 개정을 추진한다. 수계기금은 2800억원 규모다.

녹색 민간금융 활성화를 위해선 녹색 분류체계와 금융권녹색금융 모범규준 마련,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시범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환경리스크, 관리시스템, 대응계획 등 환경정보 공시를 확대하는 거래소 공시의무도 단계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녹색금융에 정부 관심이 커지면서 그간 국내외로 추진했던 석탄발전·채광 사업은 위축될 전망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외 석탄발전회사를 대상으로 7개 공적 금융기관이 2008년부터 2018년 8월까지 10여년간 12조966억원에 달하는 금융을 제공했다. 또 해외 석탄발전사업에 3개 공적 금융기관이 11조6842억원 금융을 제공했다. 민간 금융기관을 포함할 경우 투자나 금융 규모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산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중남미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건설비용과 금융조달 등의 어려움을 이유로 석탄발전이나 열병합 발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좋은 투자 기회를 잃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금융권도 세계적 기후변화 대응 흐름을 주목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규상 부위원장은 “금융권도 우리나라 녹색금융 기반이 탄탄하게 조성될 수 있도록 관심과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