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깃털 구조를 활용한 디스플레이와 새의 색 감지능력을 활용한 조류충돌 방지 시스템이 개발됐다.
국립생태원은 조류 깃털의 구조색을 모방한 '반사형 디스플레이 원천기술'과 조류충돌 방지를 위한 '광학 요소 어레이'를 개발해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고 26일 밝혔다.
'반사형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은 일부 조류 깃털에서 나타나는 파란색, 녹색 등의 화려한 색채가 색소가 아닌 깃털 내부의 특수한 미세구조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연구진은 먼저 각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관 중인 파랑새, 어치 등 국내 서식 조류 10종의 사체로부터 깃털을 확보해 구조색 발현 원리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조류 깃털의 구조색이 베타-케라틴과 멜라닌 나노입자의 배열에 따른 빛의 선택적 반사에 의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히고, 구조를 모방한 광학소자를 제작해 구조색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컬러필터나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기존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자연광 반사에 의해 색상을 재현하는 방식이다. 저전력·고색재현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광학 요소 어레이'는 해마다 약 800만 마리의 야생 조류들이 건물 유리와 방음벽에 부딪혀 폐사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유리창이나 방음벽 등 투명구조물 표면을 선형, 방사형 등 특정 형태의 나노구조 배열로 제작하면 이 나노구조에서 반사되는 빛을 감지한 조류가 구조물을 인식하고 충돌을 피하는 원리를 적용했다. 기술을 활용하면 사람의 시야는 방해하지 않으면서 조류는 선택적으로 빛을 감지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충돌방지물에 비해 미적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박용목 원장은 “자연에서 배우는 친환경 기술은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도 국가 녹색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생태 관련 응용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