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도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바이오·의료, 정보통신기술(ICT) 등 비대면 분야를 비롯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종에도 뭉칫돈이 투입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가 4조304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종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2019년 4조2777억원보다 0.6%(268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확산으로 인한 경제 전반에 걸친 위기감에도 유망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 열기는 식지 않은 셈이다.
하반기 들어 벤처투자 심리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상반기까지 88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4% 줄었던 벤처투자는 하반기에만 2조6493억원이 투입됐다. 3분기에는 전년 대비 10%, 4분기에는 21.9% 투자가 늘었다.
바이오·의료와 ICT 서비스를 필두로 한 비대면 분야가 성장세를 이어 갔다.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신규 투자는 전년 대비 8.5%(937억원) 증가한 1조1970억원을 기록했다. ICT 서비스 역시 3%(318억원) 증가한 1조764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화학·소재, 전기·기계·장비, ICT 제조업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었다. 화학·소재 분야는 45.7%, 전기·기계·장비는 34.5%, ICT 제조는 25.2% 각각 증가했다. 정부의 소부장 집중 육성 방침으로 이어진 펀드 결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유통·서비스, 영상·공연·음반 분야의 전년 대비 투자는 각각 11.%, 21.6% 감소했다.
비대면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전체 신규 투자 가운데 46.4%와 전체 투자 대상의 50.3%가 비대면 분야 투자로 집계됐다.
성장 단계에 접어든 스케일업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크게 늘었다. 3년 이하 초기 투자는 5% 감소한 반면에 7년 이상 후기기업 투자는 12.1% 증가했다. 1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받은 기업은 75개사로, 전년 대비 5개사 늘었다.
후속투자 역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신규 투자 가운데 후속투자 비중은 2019년 63.6%에서 지난해 66.4%로 증가했다. 특히 바이오·의료, ICT 서비스 분야는 후속투자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강성천 중기부 장관 직무대리는 “증시 활황으로 인한 투자 회수 기대감에다 K-유니콘 프로젝트 등 정부의 노력이 시장에서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올해도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우리 경제 회복과 도약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2020년 1∼4분기 벤처투자 현황(단위:억원, %)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