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지능형교통체계(ITS) 전문가들이 C-ITS 통신방식 논란이 민간 대규모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 시스템 방향을 서둘러 정리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한국판 디지털 뉴딜 일환으로 올해부터 C-ITS 본사업을 추진한다 밝혀놓고도 여전히 통신방식을 결정 못하고 논의만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ITS협회(회장 김진숙)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회장 정만기)가 28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주최한 '자율협력주행을 위한 C-ITS 산업동향과 미래'에서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유시복 한국자동차연구원 센터장은 “웨이브(DSRC)와 5G-V2X 등 여러 통신방식에 대한 오랜 논란이 민간 대규모 투자 걸림돌이 돼 왔다”며 “단일화 또는 하이브리드로 방향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논란을 신속히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비스 확산을 통한 교통안전 향상과 혁신성장 기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차 통신모듈 의무장착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논의해야할 때”라고 제안했다.
C-ITS는 차량 간(V2V), 차량-인프라 간(V2I) 통신으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안전한 통행을 지원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말한다. 정부는 통신 방식으로 웨이브와 C-V2X를 두고 결정을 미룬채 부처간 논의 중이다. 시범사업은 웨이브로 진행했지만 미래에는 C-V2X가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당장 결정을 못하고 2년 넘게 검토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웨이브를 우선 도입하고 C-V2X 실증을 함께 추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C-V2X는 칩셋 공급여부, 상위 통신프로토콜 미확정, 운용체계 미확정, 도로 미검증 등의 이유로 당장 도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검증된 DSRC망 설치와 5G-V2X 실증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당분간 DSRC 전역망과 5G-V2X 지역망을 동시에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패널토의에서는 학계와 산업계, 공공기관 전문가들이 참석해 토론했다. 자율주행 시장 선점을 위해 서둘러 방향을 정해 C-ITS 사업 확산을 정부에 요청했다.
김남석 현대차 상무는 “자율차 조기 상용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이 필수인데 해외에 비해 국내는 시범운행지구 등 데이터 수집지역이 제한적이라 어려움이 있다”며 “C-ITS 통신방식이 조속히 결정되고, C-ITS가 고속도로 뿐 아니라 많은 도심구간에도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창기 국토교통부 첨단자동차과장은 “3단계 자율주행차의 운행가능영역 확대를 위해서라도 디지털뉴딜 실행계획에 따라 C-ITS 구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기술 발전 트렌드 변동성에도 유연히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 실증도 활성화 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김창연 ITS협회 상근부회장은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국판 뉴딜의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원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C-ITS가 조속히 구축되어 자동차업계가 자율차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