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Ⅱ]<1>위드 코로나, 위드 디자인 싱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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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 전 세계로 번진 사회경제 변화와 함께 먹고 일하고 생활하는 모든 방식이 바뀌었다. 새로운 세상에 '함께'하기 위해 개인도, 기업도, 사회도 기존의 생활·업(業)·관계에서의 당연함과 익숙함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의 접근과 문제 재정의가 필요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전환 확대와 더불어 관점 전환과 관련해 유용한 방법으로 디자인 싱킹이 대두되고 있다.

디자인 싱킹은 일반에 인간 중심의 문제해결 창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로저 마틴 전 미국 토론토대 경영학 교수는 디자인 싱킹을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탐색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사고체계라고 했다. '분석 사고력 숙련과 직관 사고력의 창의성이 상호작용하며 균형을 이루는 상태'라고도 했다. 이는 다양한 관점을 통해 △미스터리 △경험규칙 △알고리즘이라는 사고 전환 단계를 거쳐 신뢰성과 타당성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마틴의 사고체계 과정을 현재 코로나19 상황과 연계해 살펴보자. 첫째 미스터리(가능성 또는 기회) 단계는 설명하기 어려운 모호한 상태다. 지난 2019년 12월 이후 발열, 기침 등 발현된 증상에 대한 원인 파악이 불분명해 코로나19 처방과 진단이 모호한 상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둘째 경험규칙 단계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과 통찰력이 생성되는 과정이다. 이는 기존 경험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등 유사 사례를 토대로 다양한 감염 경로 파악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개인위생과 공동체 안전, 노동의 형태와 방식, 기업과 정부의 역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질문과 토론이 논의되는 것처럼 기존에 당연하다고 여겨져 온 모든 것에 대한 재정의가 요구된다.

셋째 다양한 시도와 반복 활동을 통해 예측 가능한 문제해결 방식을 알고리즘화하는 과정이다. 이는 새로운 규칙과 질서가 설계되고, 새로운 표준이 자리 잡는 과정을 의미한다. 한 예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 단계별 구분을 통해 국민에게 일정한 조치를 하며 K-방역의 우수성을 알려 온 지난 시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단순 대응 매뉴얼 배포에서 나아가 데이터를 활용해 확진자의 동선 추적 시간을 24시간에서 10분 안에 가능하도록 알고리즘화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한 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가능성에 기반을 둔 미스터리 해결에서 무엇이 올바른 해답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발견되는 새로운 경험 규칙과 미스터리를 기반으로 사고체계 전 과정을 반복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모호한 상태를 좀 더 나은 형태로 지속해서 만드는 과정, 이를 통해 꾸준히 사고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이 디자인 싱킹의 핵심이다.

이는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고자 하는 혁신기업의 활동 방식을 통해 검증된다. 대표 기업으로 애플이 있다. '다르게 생각하라'가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라'고 외친 애플의 광고를 통해 우리는 기존의 익숙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스터리(가능성)에 도전하고, 시각의 구체화 과정과 피드백 반복(경험규칙)을 통해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알고리즘화) 디자인 싱킹 기반 애플 조직의 철학과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아직 우리가 기존에 겪지 못한 수많은 경험과 문제로 가득할 것이다. 모든 것에 100% 정답은 없다. 그러나 미스터리에서 경험규칙, 경험규칙에서 알고리즘으로의 더 나은 변화를 위해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불확실해 보이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위드 디자인 싱킹과 함께 더 나은 미래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