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고온 고분자막 연료전지 성능 개선 방법 고안

국내 연구진이 고온 고분자막 연료전지 성능 개선 기술을 개발했다. 고효율 차세대 건물용 연료전지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이재석·이주형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박찬호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팀이 공동으로 고분자 전해질막 내 기능기가 인산 유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 이를 통해 고온 고분자막 연료전지의 성능 개선 방법을 제시했다고 2일 밝혔다.

고온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의 작동 원리.
고온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의 작동 원리.

120도 이상 온도에서 작동하는 고온 고분자막 연료전지는 폐열을 온수와 난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차세대 건물형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료전지는 전해질막 내 인산을 통해 수소이온을 이동시킨다. 하지만 연료전지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전해질막에서 전극으로 과량 인산 유출이 일어나 연료전지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메틸기 유무에 따른 수소이온 전도 과정과 전해질 막의 이온전도도, 단위전지의 성능 비교.
메틸기 유무에 따른 수소이온 전도 과정과 전해질 막의 이온전도도, 단위전지의 성능 비교.

연구팀은 인산 유출 현상 규명을 위해 서로 다른 세 가지 아졸 화합물을 도입한 고분자 전해질막을 제조·비교했다. 인산을 함유한 전해질막을 수분에 노출시켜 인산 유출이 작은 메틸이미다졸 전해질막을 연료전지에 적용한 결과, 가장 우수한 성능(0.197 W/cm2)을 보였다. 화학적 작용·결합을 이론적으로 계산한 '이산 푸리에 변환'을 통해 전해질막 내에서 인산, 아졸 화합물, 물분자 간 결합력을 계산해보니 실험 결과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산 전해질을 통한 수소이온 전도는 인산과 인산 사이를 수소이온이 뛰어넘는 그로투스 경로(과잉의 수소이온 또는 수소이온 결함이 이웃 분자에 있는 경우 수소이온이 공유 결합 형성과 절단을 반복하며 수소 결합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 과정)로 일어난다. 이때 고분자 전해질막의 아졸 화합물에 메틸기가 존재할 경우 산성 상태의 수소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그로투스 경로의 효율과 수소이온 전도도가 떨어지지만, 수분 흡수가 적어서 인산 유출도 적어 수소 연료전지 성능은 더 향상되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전해질막 내 기능기를 최적화해 인산 유출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인산 유출 현상을 이론적으로 계산과학으로 규명해 실용화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왼쪽부터 이재석 교수, 이주형 교수, 박찬호 교수, 김도형 박사과정생.
왼쪽부터 이재석 교수, 이주형 교수, 박찬호 교수, 김도형 박사과정생.

이재석 교수는 “소재, 단위 전지, 계산과학 융합 연구를 통해 차세대 건물용 연료전지로 각광받고 있는 고온 고분자막 연료전지 성능 개선 방법을 도출했다”면서 “향후 가정내 발전과 난방·온수 사용으로 수소 연료전지 활용이 점차 확산됨에 따라 수소 경제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재석, 박찬호, 이주형 교수가 주도하고 장요셉 박사, 박사과정 김도형, 강별 학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GIST 노벨 그럽스 연구센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소재과학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ACS 응용물질 및 계면' 최신호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