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이 또 멈춰선다. 일부 협력업체의 부품 납품 중단 때문이다. 이들은 쌍용차가 유예를 요청한 어음 결제를 촉구며 부품 공급을 거부했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이어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까지 출국하면서 추진하려고 했던 P플랜인 '사전기업 회생계획안 제출'에도 차질이 생겼다.
쌍용차는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2일 공시했다.
쌍용차는 “협력사의 납품거부에 따른 생산부품조달 차질로 생산을 중단한다”며 “생산재개예정일자는 향후 당사 내부 상황 등에 의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가동 차질은 외국계 업체를 포함한 부품 업체와 일부 영세 부품업체가 공급을 중단하면서 발생했다. 이들은 미결제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을 상환할 수 없다고 판단, 12월과 1월 납품 대금 절반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금액은 추후 지급하되 향후 공급되는 부품은 현금 결제하겠다는 의사를 협력사에 전달했다.
하지만 쌍용차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일부 업체가 부품 공급을 꺼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쌍용차는 이들 업체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부품 공급을 정상화, 공장 가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공장 가동을 지속해야 미지급한 부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쌍용차 P플랜 실현 가능성도 불확실해졌다. 마힌드라그룹과 HAAH오토모티브 관계자가 출국했기 때문이다. 마힌드라가 협상 테이블에서 빠지자 HAAH오토모티브는 자신들의 투자금액에 상응하는 투자금액을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에 요구했다.
하지만 산은은 HAAH 투자가 전제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회생계획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쌍용차가 이를 마련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자 HAAH오토모티브도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출국한 상태다.
안영규 산은 기업금융부문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채권단이 사업계획을 평가하기 어렵다”며 “쌍용차의 지속 가능한 회생계획안이 마련된다면 이에 대한 평가를 거쳐 금융지원 여부 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통해 개시 시점을 오는 28일로 연기했다. 이전까지 신규 투자를 유치해 P플랜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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