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일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한 민·관·군·경 합동 모의훈련을 참관하고 차질 없는 전 국민 백신 접종을 주문했다.
현장 컨트롤타워는 '질병관리청'이라고 다시 한 번 못 박았지만 많은 부처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우수한 국가역량, 행정역량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제2 화물터미널을 찾아 모의훈련을 참관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서욱 국방부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노석환 관세청장, 김창룡 경찰청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박주경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수송지원본부장(국방부 참모차장) 등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비행기에서 백신 모형을 내리고 이를 냉장차에 탑재하는 등 인천공항에서 이뤄지는 훈련 모습을 지켜본 뒤 백신 분실이나 콜드체인(냉장유통) 유지 미흡 같은 시행착오가 없도록 실전 같은 훈련을 반복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의 현장 컨트롤타워는 질병관리청이지만 그 과정에 많은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결국은 얼마나 각 부처가 잘 협업하느냐가 대한민국의 국가 역량이고 행정 역량이 될 것”이라며 부처 간 협업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청이 차질 없이 접종할 수 있도록 유관 부처가 자기가 담당하는 협업 분야를 철저히 잘 수행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은 이달 말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다. 곧바로 경기 평택 물류센터로 운반되며, 이곳에서 다시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접종센터로 옮겨진다.
정부는 이보다 앞서 1일부터 부처 합동으로 백신 운송 모의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백신 유통 모의훈련 현장도 흡사 대테러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백신의 안전한 수송·보관·유통을 위해 민·관·군·경으로 구성된 수송지원본부가 국내에 백신이 도착해서 접종센터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항공기가 주기장에 들어서자 백신 운송을 위해 투입된 숙련된 인력이 백신을 내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백신 모형이 사용됐지만 운송 훈련은 실제 상황처럼 진행됐다. 백신은 대한항공이 특수 제작한 운송 컨테이너에 실려 옮겨졌다. 컨테이너 기능의 핵심은 백신 수송에 필수적인 '콜드체인'(냉장유통) 유지다. 이 컨테이너는 배터리를 이용해 100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다. 대당 6만 도즈(3만명분) 백신이 탑재된다.
영하 90∼60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 영하 20도를 유지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은 별도로 자체 냉동 포장된 상태에서 운송된다.
백신 운송 차량 행렬에는 냉장차 외에도 예비 냉장차와 경찰 사이드카, 순찰차, 군사경찰, 경찰특공대, 경찰 기동대 등 총 11대의 차량이 앞뒤로 늘어섰다.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차 등은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주로 맡고,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는 테러나 시위대 습격 등 돌발상황 발생 시 수송 차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 대통령은 참관 후 정은경 질병청장 등 관계자들에게 “화이자 백신이 들어온 이후에도 백신 수송과 보관, 유통 전 과정에 국민이 염려하는 일이 전혀 없도록 대비를 잘해야 한다”면서 “돌발상황 때 어떻게 대처할지 요령이 미리 만들어지고, 그 요령이 실제로 수송을 담당하는 이들에게도 충분히 주지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