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방향까지 기록하는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고해상도·초박형화 하는 기술이 국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정기훈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팀이 금속 나노 광 흡수층을 활용, 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는 초박형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라이트필드 카메라는 미세렌즈와 대물렌즈를 결합한 카메라다. 곤충 시각 구조에서 발견되는 형태와 같다. 가장 큰 특징은 빛의 공간은 물론 방향까지 동시에 얻는다는 점이다. 2차원 픽셀 정보에 2차원의 빛 각도 정보가 들어가기 때문에 '4차원 카메라'로도 불린다.
문제는 광학 크로스토크(혼선)다. 한 렌즈를 통과한 빛이 다른 렌즈로부터 들어온 빛과 겹쳐 생기는 현상으로, 이 때문에 해상도 저하가 생긴다. 기존 라이트필드 카메라는 대물렌즈 탓에 크기 한계도 있다.
연구팀의 카메라는 나노 두께 광 흡수 구조를 미세렌즈 배열(Microlens arrays) 사이에 삽입, 대비도 및 해상도를 높였다. 200나노미터(㎚) 두께 수준 금속-유전체-금속 박막으로 이뤄진 광 흡수층을 렌즈 사이에 배치하고 대물렌즈와 미세렌즈 사이 간격을 줄여 초박형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높은 광학적 손실성, 낮은 분산성을 갖는 크로뮴(Cr) 금속과 높은 투과율을 갖는 유리층을 적층한 광 흡수 구조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완전히 흡수할 수 있다. 광학 크로스토크를 제거하고 고대비 및 고해상도 3D 영상을 얻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또 카메라의 전체 두께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세렌즈를 이미지센서 방향의 역방향으로 배치하고, 대물렌즈와 미세렌즈 사이 거리를 2.1㎜ 수준으로 줄였다. 전체 두께가 5.1㎜ 수준이다. 현존 라이트필드 카메라 중 가장 얇다.
이는 의료영상, 생체인식, 모바일 카메라 또는 다양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카메라 분야에 적용 가능할 전망이다.
정기훈 교수는 “초박형·고해상도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제작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이 카메라는 생체인식, 의료 내시경, 휴대폰 카메라와 같이 다시점, 재초점을 요구하는 초소형 4D 카메라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