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생명체 흔적 찾나...나사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18일 착륙

드론 '인제뉴이티' 띄워 탐사...2031년 지구로 샘플 보내
착륙 '공포의 7분' 고비...유튜브 'NASA TV' 실시간 중계
이달 중 美·中·UAE 일제히 화성 도착...탐사 전쟁 본격화

나사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곧 화성에 도착한다. 사진=NASA
나사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곧 화성에 도착한다. 사진=NASA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까?"
 
인류의 오랜 질문에 답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는 18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인내)'가 화성에 도착한다.

◇지난해 7월 30일 발사…7개월간 4억8천만km 날아

나사의 5번째 화성 탐사 로버(이동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7월 30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발사됐다. 7개월간 무려 4억8천만km를 날아 화성 '예제로 분화구'에 18일 오후 12시 30분경(태평양 표준시) 착륙할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착륙 '공포의 7분'을 잘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성 대기권은 지구의 1%에 불과해 마찰력을 이용해 로켓 하강 속도를 줄이기가 어렵다. 화성 대기권 진입·하강·착륙의 중대한 고비를 넘기면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표면에 서게 된다.
 
나사는 지금까지 8번이나 화성에 착륙했다. 네 차례 로버 발사도 모두 성공시켰다. 그럼에도 나사는 "화성 착륙은 어렵다"며 "(전 세계 우주국이 시도한) 화성 임무 중 단 40%만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화성 생활 10년차 로버 '큐리오시티'가 자기 자신을 찍은 사진. 사진=NASA
화성 생활 10년차 로버 '큐리오시티'가 자기 자신을 찍은 사진. 사진=NASA

퍼서비어런스는 혼자가 아니다. 이미 화성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로버 '큐리오시티'가 기다리고 있다. 나사는 2012년 큐리오시티를, 2018년 인사이트호를 화성에 착륙시켰다.
 
큐리오시티는 지금도 활동 중이다. 화성에서 9년가량을 보냈다. 인사이트호는 화성에 머무르면서 행성 내부 핵과 온도, 지진 여부 등 화성 '땅속의 움직임'을 조사하고 있다. 지구 같은 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에 걸친 변화 과정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다.

◇퍼서비어런스, 지구 너머 생명체 흔적 찾는다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사진=NASA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사진=NASA

퍼서비어런스 임무는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고 지구로 가져올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다.
 
퍼서비어런스가 착륙할 '예제로 분화구'는 예전에 강물이 흘러들던 삼각주로 추측된다. 과거 물에 잠겨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미생물 서식에 적합한 환경이다. 퍼서비어런스는 이곳에서 유기 분자와 기타 미생물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퍼서비어런스는 인류 최초로 화성의 흙과 암석 시료를 지구로 전달한다. 나사는 샘플이 성공적으로 수거되면 "한때 화성에 무엇이 살았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지표면에서 수집할 암석 시료는 이르면 2031년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화성에서 비행을?...지구 이외 행성에서 첫 동력 비행 시도한다

퍼서비어런스에 실린 소형 드론 '인제뉴어티'. 사진=NASA
퍼서비어런스에 실린 소형 드론 '인제뉴어티'. 사진=NASA

화성처럼 공기가 희박한 곳에서 날 수 있을까. 화성 첫 동력 비행도 시도한다.
 
퍼서비어런스에는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Ingenuity·창의성)'가 실려있다. 지금까지 화성 탐사는 모두 차량형 이동 탐사 로봇이 진행해왔다. 로버는 한계가 있다. 절벽이나 협곡 등 이동이 어려운 곳은 접근할 수 없다.
 
인제뉴어티가 비행에 성공하면 화성 탐사에 새로운 장이 열린다. 지구 이외 행성에서 인류가 띄운 최초의 비행체가 된다. 인제뉴어티는 착륙 후 퍼서비어런스로부터 분리돼 화성 대기권을 비행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나사의 9번째 화성 표면 탐사로, 화성으로 쏘아 올린 5번째 로버다. 나사는 이르면 2039년 화성 '유인' 왕복 탐사를 현실화 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착륙은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로켓 발사처럼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나사 컨트롤타워(관제소) 영상과 논평을 확인할 수 있다. 착륙 후 퍼서비어런스가 촬영할 첫 번째 사진도 기대된다. 나사 공식 유튜브 'NASA TV' 라이브에서 오는 18일 오전 11시 15분(태평양 표준시)부터 시청할 수 있다.

◇잇따라 화성 도착하는 우주선들...美·中·UAE, 본격 '탐사 전쟁'

이번 달 세 국가가 쏘아 올린 우주선이 모두 화성에 도착한다.
 
지난해 7월 2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자체 제작 화성 궤도선 '아말(희망)'을 발사했다. 아말은 오는 9일 화성 궤도에 진입한다. 표면에는 착륙하지 않는다.

중국 화성 탐사선 '톈원 1호'. 사진=CNSA
중국 화성 탐사선 '톈원 1호'. 사진=CNSA

이어 7월 23일 중국도 첫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쏘아 올렸다. 톈원 1호는 2월 10일 화성에 도착해 두 달간 궤도를 돌다 4월 23일 착륙을 시도한다.
 
지난해 7월, 2년마다 오는 화성의 지구 근접을 놓치지 않고 세 나라는 연달아 우주선을 발사했다. 미지의 붉은 행성, 화성에서 인류가 살 수 있을까. 탐사선들이 가져다줄 해답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