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캠프 진용이 대통령선거 급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박영선·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중량감 있는 인사를 영입하는 동시에 당심을 사로잡기 위해 '친문' 끌어안기에도 공을 들인다. 당내 주요 전·현직 민주당 의원들도 두 후보를 공개 지원하고 있다.
박 후보는 16일 서울 종로구에서 '서울시 대전환 비대면 정책 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하며 공식 지원활동에 나섰다.
앞서 박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재임할 때 국무위원으로 함께 일한 이 세명의 장관들을 자문단장으로 영입했다. 정경두·조명래·박양우 전 장관은 캠프에서 각각 안보분야, 환경·도시분야, 문화·예술분야 자문을 맡았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들로, 캠프에 친문 색채를 더했다.
정 전 장관은 테러나 재해·재난으로부터 서울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보 시스템 수립을 돕는다. 조 전 장관은 기후변화 시대에 서울이 탄소중립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정책을 자문한다. 박 전 장관은 서울시의 문화예술 분야 정책 수립에 힘을 보탠다. 이날 정책 발표회에는 신현영·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박 후보는 후원회장으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위촉했다. 두 사람은 친구 오빠이자, 동생 친구 사이다. 박 후보와 문 전 의장 동생인 문희숙씨는 1970년대 서울 수도여고 재학시절부터 친구였다. 문 전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DJ부터 친노까지 아우르는 인사다. 박 후보는 지난 13일 설날 연휴에 문 전 의장의 경기도 의정부 자택을 예방했다. 문 전 의장은 “반드시 승리하리라 믿는다”며 “그것이 당을 살리고, 정권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는 일”이라고 격려했다.
박 후보는 '친문' 인사도 끌어안았다. 청와대 출신 윤건영·고민정 의원도 영입했다. 윤 의원은 박 후보의 전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서 당선됐다. 이들은 지난 10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을 찾기도 했다.
우 후보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내세우며 캠프에 운동권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를 전면 배치했다. 1980년대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에서 같이 활동한 배우 우현씨를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 두 사람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현장을 함께 했다.
우 후보가 운동권 출신임을 강조하는 만큼 같은 81학번 출신들도 똘똘 뭉쳤다. 80년대 운동권 출신인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정성호·박정·양경숙·양기대·유동수 의원 등도 외곽 지원 중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앞서 우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우 후보는 지난해 12월 가장 빨리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면서 당내 현직 의원들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서울지역 현역 의원인 김영주·남인순 의원 등도 공개 응원 릴레이를 했다. 지난 2018년 서울시장 경선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한준호 의원도 우 캠프에 합류해 지원하고 있다.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박홍근·천준호·기동민 의원 등도 우 후보를 돕는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에 몸 담았던 신원철 전 서울시의회 의장, 김종욱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함께하고 있다. 또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 전인호 전 문재인 선대위 홍보본부 총괄팀장, 김진석 전 청와대 행정관 등도 캠프에 합류했다.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도 우 후보를 지지하는 공개 응원릴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전체 민주당 서울시 소속 101명 중 79명이 참여해 유튜브에서 우 후보를 지지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박영선, 정경두 등 전직 장관 3명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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