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10대 이상 민간 기업·기관, 친환경차 전환 '가속'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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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이상 차량을 보유한 민간 기업·기관의 친환경차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차로 100% 전환하면 일반 소비자와 보조금 수급 경쟁 없이 국비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우선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승용 대상 지자체 보조금 가운데 40%를 민간 법인·기관용으로 별도 배정했고, 필요한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추가 지원도 가이드라인에 포함시켜 친환경차 확산을 촉진하기로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공공기관을 제외한 민간 기업·기관 친환경차 전환사업 'K-EV100'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참여 기업을 모집한다. 개인용 차량 보급보다는 법인·기관 차량이 배출가스 저감 등 친환경 효과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사업 참여 가능 기업은 애초 리스·렌터카 업체 등 차량 대수가 많은 기업이 유력했지만 보유 차량 10대 이상 기업으로 확대됐다. 소규모 회사도 전환 시점만 앞당긴다면 보조금 우선 지원 혜택을 받는다. 50대 이상 기업은 2030년까지, 10~50대 미만 기업은 2025년까지 친환경차로 100% 전환해야 한다.

현대차·기아 등 차량 제조사도 K-EV100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전까지 차량 제조사는 친환경차 구매 시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이번 조치로 제조사 업무 차량의 친환경차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확대 등을 포함한 추가 조건도 참여 회사에 부과하기로 했다. 참여 회사는 모든 사업장에 직원 또는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기차 충전시설이나 수소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기 구매 보조금도 별도 배정, 참여 회사를 우선 지원한다. 수소충전소엔 설치비 50%를 지급한다.

사업장에 충전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경우 다른 선택지도 마련했다. 상징 차원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업무 차량을 우선 친환경차로 전환하거나 택시 등 서비스 계약 시 친환경차를 요구하도록 했다.

참여 회사는 친환경차 100% 전환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뿐만 아니라 매년 전환계획과 실적보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해야 한다. 50대 이상 기업은 2025년까지 30% 이상, 2028년까지 70% 이상을 친환경차로 바꿔야 한다.

환경부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페널티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고의로 미이행하는 참여 회사에 적용할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실적보고서 기반으로 참여 자격 박탈과 함께 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는 조항을 가이드라인에 담았다.

K-EV100 사업 시행에 따라 지자체 보조금을 둘러싼 민간 기업과 기관 간 경쟁은 다소 느슨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일부 사업자가 전국 영업망을 활용해 지자체 보조금을 선점하면서 개인들의 불만이 나왔다.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민간 사업자의 빠른 친환경차 전환이 기대된다. 차량 수요가 많은 렌터카 업체부터 안정 구매를 위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친환경차 4000여대를 각각 구매할 계획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물론 현대캐피탈도 긍정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3사가 보유한 렌터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5만7164대에 이른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