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가 '한컴오피스'를 필두로 비대면 디지털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2018년부터 매년 1000억원 규모 매출을 늘리며 3년 연속 연매출 앞자리수를 바꿨다.
한컴은 16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013억원, 영업이익 68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105.4% 성장했다.
한컴 대표 제품인 한컴오피스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선전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한컴오피스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신규 고객이 확대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비대면 서비스인 클라우드 오피스 '한컴스페이스' 이용자도 급증했다.
한컴 관계자는 “재택·원격근무 등 코로나19에 맞춰 근무 환경이 바뀌면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한컴 오피스 신규 채택 비중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컴 성장세는 김상철 회장의 인수합병(M&A)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M&A 사례가 한컴라이프케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해 본격화한 개인용 방역마스크 등 생활안전 제품 국내·외 공급으로 매출 151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28.6%에 달하는 성장을 실현했다. 소방용 개인안전장비 등 재난안전 사업군에서도 입지를 굳혔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올해 신사업 분야 성과도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트윈 기반 소방안전 플랫폼, 무인자동 화재감시 드론 등 실증사업을 마무리하고 재난안전, 생활안전 분야에 정보기술(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 사업을 확대한다.
김 회장이 주도해 인수한 임베디드 SW 전문기업 한컴MDS도 지난해 자율주행 시뮬레이터를 공급,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자체 개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네오아이디엠(NeoIDM)'을 일본에 수출하는 등 한컴 SW 역량을 인정받는데 기여했다.
한컴은 올해도 클라우드와 서비스 등 디지털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컴스페이스가 지난해 정부 'K-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 재택근무 부문에 선정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도 선정된 만큼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B2B 시장 확대를 위해 KT,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NHN 등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활용한다. 해외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을 강화한다. 1분기에 오피스 소프트웨어(SW)와 이메일, 메신저, 영상회의 등 다양한 업무 서비스를 망라한 통합 업무협업플랫폼 서비스 '한컴웍스'를 출시한다.
한컴 관계자는 “한컴라이프케어뿐 아니라 지난해 인수한 금거래소, 우주·드론 기업 한컴인스페이스 등 신규 사업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올해도 비대면 분야를 비롯해 새롭게 시작하는 서비스·사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사례 등을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