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자동화 전시회인 '오토메이트'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그러나 올 3월에는 대규모 전시회 대신 다양한 가상 전시회를 통해 북미 시장 확장을 계획하는 인공지능(AI), 로봇 기반 등 제조 기업에 오히려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이 이 같은 비대면 전시회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활용 범위를 제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업계 선두의 자동 장비 업체 테라다인과 2억7200만달러 인수 계약을 맺은 자율형 로봇 중소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글로벌 전략 수립을 재점검해 보자.
2023년까지 현재 최대 규모의 코봇(협동로봇) 허브 출시를 앞둔 모바일인더스트리얼로봇(MiR)은 미국 시장 진출 1년 만인 2017년 오토메이트 전시회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기업의 기원은 2013년 덴마크 오덴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설립자 닐스 율 야콥센은 2014년까지 유일한 직원이었으며, 2016년까지 직원 13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 그해 말 500% 매출 신장에 도달했다. 어떻게 이처럼 작은 회사가 이 같은 성과를 달성했을까.
MiR는 미국 시장 진입 초기 과정에서 현지 시장과의 '연관성' 구축에 주력했다. 아웃소싱 제조업체들의 낮은 가격과 경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던 북미 전역의 소규모 지역 제조업체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깁슨 엔지니어링, 알렉시스 뉴잉글랜드와 같은 네트워크 딜러 및 인터그레이터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집중 공략, 틈새 잠재 고객들과의 효과 높은 관계 형성에 주력했다.
MiR는 낮은 배포 장벽이라는 특장점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 배경과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의 용이성을 부각했고, 특히 자사 모델이 제조 과정을 간소화하고 제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장점을 내세웠다. 관련 기술을 현지 제조업체를 통해 적용에 성공한 후 고객들의 성공 사례를 부각하고자 관련 산업의 언론 매체를 적극 활용했다. 이용 고객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제품의 가치를 입증,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MiR는 2017년 오토메이트 전시회를 앞두고 이러한 고객 성공 사례를 더 널리 홍보, 점차 북미 전체 시장으로 확대했다. 사전 마케팅을 통해 오토메이트 전시회 참가 이전에 업계 연관성 구축 극대화 전략을 펼쳤고, 구축된 탄탄한 기반을 통해 2018년 테라다인과 2억7200만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두 기업 모두 매사추세츠주에 미국 본사를 두고 있는 가운데 MiR의 로컬 시장 연관성 구축 전략이 대형 거래의 토대 마련에 얼마나 작용했는지를 보여 줬다.
테라다인 공략 효과를 보기 위해 MiR는 새로운 타깃 전략과 차별 포인트를 지속 활용했다. 테라다인 포트폴리오에 대한 리서치를 통해 자사 기술 적용 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지점과 유사한 기업 구조 기반으로 얼마나 쉽게 통합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업계 연관성과 자사 모델의 특성을 잘 조합한 위치 선정을 통해 어필하고 소통하는 것이 테라다인과 같은 잠재 고객들의 요구와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잘 부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사례다. 북미 시장 진입 과정에서 현지 시장과의 연관성 구축을 발판으로 사전에 디지털 존재감 강화와 소통에 주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MiR는 결국 소규모의 현지 공략 영업에 주력하면서 미디어를 적극 활용, 빅바이어와의 거래 이전에 업계의 신뢰를 확립할 수 있었고, 2017년 전시회를 통해 테라다인과 2018년 계약을 끌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뉴노멀 시대 북미 시장 확장을 계획하는 AI, 로봇 등 제조업체는 유사한 성공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임수지 보스턴 BDMT Global 공동 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 트라이벌비전 월드와이드 수석 부사장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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