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임 총장이 18일 이사회를 거쳐 선임되면서 향후 대학경영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KAIST는 1971년 설립 이래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견인했지만 근래 들어 '경쟁력 성장 추동력이 예전만 못하다' '학교 청렴도가 낮다'는 등 비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KAIST를 쇄신 대상으로 여기는 시선도 있다.
새롭게 KAIST를 이끌게 될 이광형 신임 총장은 '세계적인 가치'를 선도함으로써 학교 성장을 이루고 비판 불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장 입후보 당시 이사회에 제출한 'KAIST 미래 50년을 위한 대학경영 소견서'에서 이를 읽을 수 있다.
이 신임 총장은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10위권 대학 진입, 창의적 글로벌 인재 배출, 연구주제를 선도하는 대학, 국가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기업 배출 등 성과도 이 과정에서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임 총장은 이를 위한 'QAIST 전략'도 제안했다. 이 전략은 전임 신성철 총장이 강조한 '창의·도전·배려' 정신을 바탕에 두면서 교육(Question), 연구(Advanced research),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기술사업화(Start-up), 신뢰(Trust) 등 다섯 가지 세부 전략을 제시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과정과 방식에 혁신을 가한다. 독서와 토론을 강조하고, 미술관을 건립하는 한편 학과 경계없는 융합교육도 이뤄낸다. 또 문제에 기반을 둔 문제중심교육,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가상 캠퍼스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미래 유망분야에는 교원 100명(외국인 15%·여성25%)을 추가 확보한다.
연구 분야에서는 포닥(Post-Doc) 지원체계를 확립하는 등 지속가능한 연구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10~20년 후 필요한 미래연구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각 연구실별로 세계 최초 연구를 시도하는 '1랩 1최초 운동'도 전개한다. 의사 과학자·공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기존 병원과 공동연구를 진행, 바이오 의료 산업 연구역량 확대에도 나선다.
이 신임 총장은 국제화 혁신에도 힘쓴다. 캠퍼스 글로벌화에 치중해, '한 연구실 당 최소 1명 외국인을 두는 '1랩 1외국인'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 KAIST 해외 R&D 센터를 보스턴과 실리콘밸리 등에 구축하고, KAIST 모델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해외 파트너십 확대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술사업화 역시 중요한 분야로 여기고 있다. 창업지원제도를 과도하게 느껴질 정도로 개편, 교내 창업기업을 외국 자본과 시장에 연결시키는데 역점을 둔다. '1랩 1벤처' 운동도 시행한다. 기술사업화 부서는 민영화 한다.
또 '스타트업 월드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 KAIST를 중심으로 대전-오송-세종을 잇는 혁신성장 생태계 육성에도 나선다.
한편 이 신임 총장이 현재 KAIST가 당면한 현안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현안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서울 AI 대학원 문제를 둘러싼 잡음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이목이 모인다. KAIST는 양재 연구개발(R&D) 혁신지구에 대학원 시설을 두고 인근 판교 IT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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