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5m, 전폭 2m 이상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쏟아지며 올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차박과 캠핑, 골프와 같은 레저 활동 증가와 신차 교체 시 더 크고 넓은 모델을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가 맞물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와 지프, 링컨, 캐딜락, 쉐보레 등이 올해 새로운 초대형 SUV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공식 수입 모델이 에스컬레이드 1종에 불과했던 초대형 SUV 시장에서 5종이 맞붙게 된다.
초대형 SUV 신차들은 전장이 5m, 전폭이 2m,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가 3m 이상이다. 실내는 3열 시트 갖춰 성인 6~8명이 편안히 탑승할 수 있다. 3열 시트를 접으면 부피가 큰 레저용품도 쉽게 수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포드 '익스페디션'이 다음 달 판매를 시작한다. 수입 SUV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익스플로러보다 큰 차체를 지닌 상위 모델이다. 크기는 전장 5334㎜, 전폭 2029㎜, 전고 1943mm에 축간거리가 3112㎜에 달한다.
국내에 출시할 익스페디션은 2열 독립식 캡틴 시트를 적용한 7인승과 2열 벤치 시트를 장착한 8인승 등 두 가지 버전이다. 2열과 3열을 접으면 차박과 캠핑 등에 최적화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375마력급 3.5ℓ V6 에코부스트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가격은 8240만원으로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SUV 전문 브랜드 지프는 신차 '그랜드 체로키 L'을 하반기 국내에 선보인다. 지프 플래그십 SUV 그랜드 체로키와 설계부터 완전히 차별화한 신차다. 전장 5204㎜, 축간거리 3091㎜에 3열 시트를 탑재해 성인 6~7명이 탑승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가변 속도 에어 서스펜션을 비롯해 110개 이상 신기술을 탑재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과 캐딜락은 1억원대 최고급 초대형 SUV를 내놓는다. 링컨은 네비게이터를 국내에 처음 투입한다. 네비게이터는 기존 대형 SUV 에비에이터 상위 모델이다. 크기는 전장 5334㎜, 전폭 2029㎜ 수준이다. 더 넓은 공간과 고급스러운 편의 장비로 항공기 퍼스트클래스 수준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캐딜락은 에스컬레이드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새롭게 투입해 반격에 나선다. 외관은 캐딜락 고유의 에스칼라 콘셉트를 반영했고, 실내는 OLED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신기술을 잔뜩 넣었다. 주력 파워트레인은 420마력급 V8 6.2ℓ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쉐보레도 트래버스보다 큰 타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타호는 쉐보레 새 패밀리룩을 계승하고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등으로 승차감을 높였다. 10인치 터치스크린과 8인치 계기판 등 5개 디스플레이도 갖췄다. 한국지엠 서비스망을 이용할 수 있어 다른 수입차보다 사후관리가 쉽다는 것도 강점이다.
덩치가 큰 대형 차량 판매가 늘고 있지만 국내 도로 폭이나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다. 2019년 3월부터 시행된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주차구역 1면당 면적은 일반형 기준 너비 2.5m·길이 5m, 확장형 기준 너비 2.6m, 길이 5.2m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SUV나 픽업 차량 판매가 늘어나는 시장 트렌드 변화에 따라 모두의 안전을 위해 도로나 주차장 규격 등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