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 전문점 사업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 첫 매장을 낸 이후 4년 만이다.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에서 시작해 오프라인 매장까지 흑자 경영을 일궈내면서 효자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노브랜드 전문점은 지난해 영업이익 198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4분기 연속 흑자다. 매출도 20% 늘며 지난해 이마트 전문점 사업 전체 신장률(15%)을 견인했다. 이마트의 전문점 매출 1조2340억원 중 80% 이상을 노브랜드가 차지한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수익 전환에 성공했다.
노브랜드는 2015년 캐나다 유통업체 로블로의 '노네임'을 벤치마킹해 만든 이마트 PB 상품이다. 과자·생수·건전지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가전제품까지 생필품 전 영역을 총망라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노브랜드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이마트는 노브랜드가 뛰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입소문을 타며 회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부상하자 이듬해 8월 경기 용인시에 첫 로드숍 매장을 내며 전문점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성장 한계를 겪는 대형마트를 대신해 노브랜드 매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웠다. 2016년 7개로 시작한 노브랜드 매장 수는 현재 전국 280여 개로 늘었다.
2019년에는 첫 가맹점도 열었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이마트 본사가 직접 전개하는 첫 가맹 사업이다.
준대규모점포로 분류되는 노브랜드 매장이 출점 규제로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맹점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였다. 가맹점을 앞세워 제주와 전주 등 직영점이 출점하지 못했던 지역 곳곳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노브랜드 상품 역시 이마트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할인점과 SSG닷컴 등을 통해 판매 중인 노브랜드는 지난해 상품 매출이 30% 늘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고객 발길을 마트로 불러온 핵심 유인이 됐다.
해외 수출 첨병 역할도 했다. 이마트는 필리핀과 몽골, 중국 등 20여개 국가에 노브랜드를 수출했다. 수출액은 2015년 20억원에서 지난해 115억원 규모로 늘었다. 2019년에는 필리핀 마닐라에 노브랜드 해외 1호점도 열었다. 현지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 상품을 공급하고 운영 로열티를 받는다. 현재 총 4개 노브랜드 전문점을 필리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의 골칫거리였던 전문점 사업도 노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며 청신호가 켜졌다. 가맹점이 늘고 규모의 경제가 갖춰지면서 수익 개선에 탄력이 붙었다. 노브랜드는 지난해 1분기 25억원 흑자 전환한데 이어 4분기까지 꾸준히 수익을 냈다. 덕분에 이마트는 지난해 전문점 사업 적자 폭을 519억원 줄일 수 있었다.
이마트는 강희석 대표 취임 이후 최근 2년간 전문점 100여개를 폐점했다. 비효율 사업을 구조조정해 수익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부츠·삐에로쑈핑·PK피코크 등 다수의 전문점을 정리하는 대신 노브랜드 매장은 더 늘렸다. 올해도 전문점 매출 가운데 90%가 노브랜드로 압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해외 수출과 중소기업 상생 측면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하는 이마트의 효자 브랜드”라며 “전문점 사업마저 흑자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익 사업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