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23일 공개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아이오닉 5'가 뛰어난 상품성을 갖추면서 테슬라 '모델Y'와 '모델3'와 당당한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첫 차를 내놓으면서 가격경쟁력은 물론 다양한 첨단·편의 기능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차량 크기 대비 넓은 실내 공간이다. 아이오닉 5 크기는 4635x1890x1605㎜다. 전장은 모델Y(4751㎜), 모델3(4694㎜)보다 짧지만, 휠베이스는 3000㎜로 가장 길다. 전용 플랫폼 기반이라, 차체 중앙을 가르는 구동축 공간을 활용했다. 현대차는 운전석과 보조석을 나누는 수납공간 디자인도 과감하게 변경했다. 두 개의 컵 홀더를 제외한 수납공간을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로 옮겼다.
테슬라 모델Y와 모델3는 운전석과 보조석을 가로지르는 수납공간이 위치하지만, 아이오닉 5는 뚫려있다. 개방감이 더 커서 각종 편의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주차 공간에 따라 운전자가 보조석으로도 쉽게 내릴 수 있는 형태다.
1·2열 시트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도 넓다. 전동식 슬라이딩 시트로 최대 135㎜ 이동이 가능하다. 2열을 뒤로 밀고 1열을 뒤로 젖혀 안락한 휴식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모델Y와 모델3에 없는 다리 받침대를 활용하면 '무중력 시트'가 완성된다.
아이오닉 5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스마트폰을 차량에 연동해 내비게이션, 전화, 음악 스트리밍 등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다.
주행거리는 아이오닉 5가 테슬라에 뒤처지나 최대 충전 출력은 더 앞선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아이오닉 5가 최대 430㎞, 모델Y(511㎞), 모델3(496㎞)보다 짧다. 전비는 모델3 6.6㎞/㎾h, 모델Y 6.2㎞/㎾h, 아이오닉 5 5.9㎞/㎾h 순이다. 다만 최대 충전 출력은 아이오닉 5가 350㎾급을 지원해 테슬라(250㎾급)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대신 아이오닉 5는 회생제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스마트회생 시스템 2.0'을 지원한다. 전방 교통 흐름과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한다. 교통체증이나 앞 차가 가까워질 때 자동으로 회생 제동량을 높여 주행거리를 최대한 늘린다.
100㎞/h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모델Y와 모델3 고성능 모델인 퍼포먼스가 각각 3.7초, 3.3초로 아이오닉 5를 압도한다. 아이오닉 5는 고성능 모델이 따로 없으며 제로백은 5.3초다.
가격 경쟁력은 아이오닉 5가 더 높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장거리형 트림을 5000만원 초·중반 가격대에 출시한다. 이 가격에 해당하는 차종은 테슬라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SR+)다. 주행거리는 383㎞, 제로백 5.6초로 아이오닉 5에 못 미친다.
차량에서 전기를 뽑아 쓸 수 있는 아이오닉 5의 V2L 기능도 특징으로 꼽힌다. 테슬라에선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다. 3.6㎾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캠핑·차박 등 야외활동 시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표> 아이오닉5 vs 모델Y vs 모델3 제원표
* 테슬라, 모델Y SR 모델 판매 중단
* 보조금 미포함 가격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