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방송사의 신년특집에서는 인공지능(AI)과 인간의 대결을 그렸다. 인간 최고수가 노래, 작곡, 골프, 심리인식, 주식투자 등 분야에서 대결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누가 이길지를 지켜보는 결과도 흥미 요소의 하나지만 대결을 통해 우리가 AI를 좀 더 이해하고 미래에 AI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윤리 문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한번은 가수 옥주현이 모창 AI와 한판 대결을 펼쳐 승리했다. 또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골프여제 박세리가 지난 2016년 피닉스오픈 16번 홀에서 다섯 번 만에 홀인원을 성공시킨 골프 AI 엘드릭(LDRIC)과 대결했다. 결과는 1대 1이었다. 보는 눈이 빠른 AI와 안목이 깊은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의 심리인식 대결도 펼쳐졌다. 5인의 용의자 가운데 공항으로 폭발물 가방을 옮기는 진짜 범인을 맞히는 것이다. 결과는 무승부. 100만원을 70억원으로 불린 마하세븐과 주식투자 AI가 투자금 1억원으로 1개월 동안 실전 투자를 벌이는 수익률 대결을 선보였다. 결과는 인간이 40% 수익으로 완승을 거뒀다. 마지막 두 종목은 트로트 작곡과 목소리만 듣고 몽타주를 그려 내는 대결이다.
AI와 인간의 대결 역사를 보면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IBM의 딥블루가 체스 챔피언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2011년에는 IBM 왓슨이 퀴즈대결에서 우승했으며, 2016년에는 기계학습의 총화인 구글 알파고가 바둑기사 이세돌에게 승리해 AI 시대가 본격 개화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다양한 AI와 공존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맞춤형 광고까지 우리의 삶 곳곳에 녹아 들어와 있다. 모든 분야에서 AI의 도움을 받는 공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AI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분야에서 변혁을 불러온다. 첫째 'AI 경제'로의 전환이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 AI 기술을 이용하면 성장, 분배, 현안, 투자 등 분야에서 대변화가 발생한다. 경제 구조가 AI 디지털 경제로 변화된다면 저성장 궤도에서 벗어나 10% 이상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둘째 'AI 사회'로의 전환이다. 미국에서는 알파닥터 로봇이 의사를 대신하고 원격진료로 24시간 365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중전화 부스와 같은 헬스스폿에서 AI 닥터와의 원격 상담이 가능하다. 노인들의 적적함을 달래 주는 레크리에이션 로봇, 재활을 돕는 AI 로봇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AI 판사, AI 변호사, AI 작가, AI 아나운서, AI 음악가, AI 요리사, AI 교사, AI 배우. AI 군인 등 사회 모든 분야에 AI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셋째 'AI 산업'으로의 전환이다. AI 시대는 정해진 산업 패턴 없이 AI와 융합되는 AI+X 산업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과거 산업을 고집하는 기업에 미래는 없다.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시대다. AI 관련 사업 모델을 발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AI 데이터를 분석하는 산업이 유망하다.
넷째 비대면 온라인 문화의 가속화다. '유튜브 퀸' 블랙핑크가 온라인 공연으로 90분 만에 11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시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투어를 취소한 가수들이 유튜브를 활용, 온라인 콘서트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는 유튜브로 한류를 전파해 가는 AI 시대다.
마지막으로 AI를 학습하는 시대다. 개개인은 AI 능력을 길러야 한다. 미래 직업의 60%는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다. 2030~2050년 직업 변화에 맞는 스펙을 갖춰야 한다. 중년층은 AI를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고, 노년층은 AI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건강하게 살도록 해야 한다.
AI와 인간 대결은 감성 관점이 아니라 AI와의 협력 및 도움이 필요함을 보여 줬다. 디지털 전환 시대는 국가나 기업이나 개인 생존의 필수 조건은 AI와의 공존이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리터러시가 우리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한다. AI와의 공존은 선택 아닌 필수의 시대다.
박정일 AI Creator·전 한양대 컴퓨터SW 겸임교수 tigerdream2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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