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스타트업은 기술보다 아이디어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인력 매칭, 전자상거래, 음식배달 등 아이디어 기반 플랫폼 스타트업이 한국을 넘어 미·중 양국에서도 지속 발굴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혁신 아이디어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도전과나눔(이사장 이금룡)이 24일 서울 서초구 GS타워에서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중 스타트업 전쟁'을 주제로 '제26회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을 개최했다.
이용덕 드림앤퓨쳐랩스 대표(엔비디아코리아 전 대표), 박준성 중국 레전드캐피탈 한국대표가 각각 미국과 중국 스타트업 동향을 발표했다.
이용덕 대표는 “향후 10년, 20년 뒤 미래 기술로 플랫폼 사업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기술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국경·관습·인종·종교를 초월한 플랫폼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사례를 소개했다.
세계 3위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범블'은 여성이 남성을 선택하고 채팅 주도권을 쥐는 아이디어로 급성장하고 있다. 휘트니 울프 허드 범블 대표는 자신이 공동 창업한 틴더에서 성희롱을 당해 퇴사를 결심, 여성 중심 데이팅 플랫폼 사업을 구상했다. 지난 2014년에 출시한 범블은 수많은 여성의 호평과 함께 가입자를 1250만명까지 확대했다.
온라인 패션 스타일링 플랫폼 기업 '스티치픽스'는 옷을 직접 제조·유통하지 않고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고객이 스티치픽스 앱에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알고리즘 분석 결과와 스타일리스트 의견을 조합, 소비자 스타일에 적합한 의상·신발·장신구 등 패션아이템을 제공한다. 데이터사이언스를 활용, 창고에 보관한 상품 재고를 신속히 처리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위협하는 온라인 플랫폼 스타트업 TMD(터우탸오·메이퇀·디디추싱)가 주목받고 있다.
박준성 대표는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도 중국은 내수시장이 커서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자국에서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상용화·고도화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갖춰 가고 있다”고 전했다.
터우탸오 운영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AI로 뉴스구독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뉴스를 추천하는 기술을 '틱톡'에 반영,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1위 유니콘 기업 자리에 올랐다. 중국 최대 음식배달 온라인 플랫폼 메이퇀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 음식배달 수요가 증가하며 영국 브랜드파이낸스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62%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조사 대상 유니콘 가운데 가장 큰 상승세다.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중국 유니콘 기업에 투자한 건수가 약 100개에 이른다”면서 “한국 또한 혁신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과 대·중소기업 상생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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