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 도심 즉시배송 거점으로 키운다

도심 입지 살려 1시간 배송 서비스
홈플러스, 오늘부터 서비스 개시
롯데슈퍼·gs슈퍼마켓 등도 운영

모델들이 서울 양천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목동점에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온라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모델들이 서울 양천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목동점에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온라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롯데슈퍼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대형 유통사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근거리 배송 거점 역할을 강화한다. 도심 속 입지를 갖춘 준대규모점포 특성을 살려 온라인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신선식품에 특화된 슈퍼를 활용해 e커머스와 먹거리 배송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6일부터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고객 주문 상품을 1시간 내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를 개시한다. 대형마트보다 고객 접근성이 좋은 슈퍼마켓을 활용해 전국 단위 촘촘한 배송망을 확보하고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을 빠르게 배송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당 서비스는 전국 253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직영점에서 실시된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배송을 실시하는 만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35개 지역까지 서비스 권역을 넓혔다. 구매 가능 상품은 3000여개로 신선식품, 즉석조리식품 등 매장 진열 상품을 그대로 즉시 배송한다.

롯데쇼핑도 롯데슈퍼 매장 인프라를 활용한 근거리 배송 강화에 나섰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말 잠실에서 시범으로 선보인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서울 6개 권역과 인천·경기지역까지 확대했다. 배송 거점 매장도 잠실 롯데프리미엄슈퍼를 시작으로 12곳으로 늘렸다.

GS리테일 GS수퍼마켓(GS더프레시)도 요기요, 카카오와 손잡고 전국 직영·가맹 320여 점포에서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GS수퍼마켓 점포를 배달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세미다크스토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1월 보름여 간 매출이 전월 동기대비 237.3% 신장하며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GS수퍼마켓 직원이 주문 들어온 상품을 배송직원에게 전달하고 있다.
GS수퍼마켓 직원이 주문 들어온 상품을 배송직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슈퍼마켓을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은 도심 근거리 배달에 최적화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대비 주거 단지 접근성이 뛰어나고 편의점보다 신선식품 구색이 월등하다. 특히 SSM의 경우 전국 대형마트(396개) 대비 3배 많은 1138개 매장을 갖춘 만큼 라스트마일 거점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 국내 SSM 시장은 매출이 전년대비 4.8% 감소했다. 롯데슈퍼는 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각 업체마다 부실 점포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처럼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SSM 산업도 비대면 소비 변화에 따라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게 됐다. 기존 영업 중인 매장을 활용해 큰 비용 부담 없이 빠른 배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배송망은 이륜 배달대행업체를 활용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매장 인근(반경 2.5㎞ 내)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매장 내 피커가 상품을 즉시 피킹한다. 즉시 배송을 위해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부릉과 제휴를 맺었다. 롯데슈퍼도 물류 스타트업 고고엑스와 손잡고 '퇴근길 1시간 배송'을 위한 배송망을 구축했다.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은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맞춰 온라인 사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도 자체 온라인 주문·배송 기능을 장착했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더 신선하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